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는 항상 임금을 두고 다툼이 생긴다. 그런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와 사용자는 수시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의견을 조율한다. 의견 조율을 통해 양자가 합의(合意)하면 협상이 타결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칫 파업으로 이어지곤 한다.
타결은 ‘妥結’이라고 쓰고 각 글자는 ‘온당할 타’, ‘맺을 결’이라고 훈독한다. 온당하게 끝맺음을 하는 것이 곧 타결인 것이다.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감정노동이든 노동자는 임금에 생존 여부가 달려 있으므로 사용자에게 보다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용자는 경영의 손익을 잘 계산해야 하므로 당연히 요구대로 임금을 다 인상해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 간에는 분쟁과 협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임금은 한자로 賃金이라고 쓰며 임은 ‘품팔이 임, 품삯 임’이라고 훈독하는데 구조로 보자면 ‘任(맡길 임)’과 ‘조개 패(貝)’가 합쳐진 글자이다. 조개(貝)는 옛날에 화폐 대용으로 사용되었으므로 지금도 ‘화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賃’은 ‘일을 맡기고 대가로 주는 돈’ 혹은 ‘일을 맡아 하고서 대가로 받는 돈’이라는 의미이다. 거기에 돈을 상징하는 글자 ‘金’자 한 글자를 덧붙여 2음절어 ‘賃金’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중국에서는 賃金보다는 ‘薪水[xinshui 신수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薪’은 ‘섶나무 신’이라고 훈독하는데 섶나무는 땔나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薪水는 ‘땔나무와 물’이라는 뜻이다. 땔나무와 물은 인간 생존에 가장 필요한 기본적 요소이다. 노동의 대가로 생존에 필요한 기본 요소인 땔나무와 물을 구할 돈을 얻는다는 뜻에서 薪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薪水는 노동자가 핍박받던 봉건사회에서 사용해 오던 말이다. 그런 말이 노동자의 천국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니 이 또한 하나의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