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를 둘러싼 3가지 자책골…‘브리턴’ 운동 힘 받나

입력 2018-07-16 08:23 수정 2018-07-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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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국민투표·조기 총선·강경파 이탈 자충수…런던과 스코틀랜드 등에서 젊은 층 중심으로 EU 복귀 목소리 커질 듯

▲1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BBC 방송 출연 후 방송국을 나서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BBC 방송 출연 후 방송국을 나서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정권이 위기에 빠지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의 앞날도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영국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지난주 100쪽이 넘는 브렉시트 백서를 발표했으나 오히려 갈등이 커졌다. 위기와 혼란이 지속하면서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는 ‘브리그렛(Bregret)’ 국민도 늘어났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이와 관련해 최근 영국 보수당 정권이 브렉시트를 놓고 세 가지 자책골을 넣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한 것, 두 번째는 지난해 조기 총선 강행으로 여당이 소수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세 번째는 최근 브렉시트 강경파의 이탈이다.

메이 총리는 백서에 브렉시트 이후에도 EU와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방침을 담았다. 영국이 EU와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EU로부터의 독립을 내세우며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과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이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존슨 전 장관은 소프트 브렉시트가 “영국을 EU의 식민지화하는 것”이라며 “EU 탈퇴의 꿈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경파인 두 사람을 최전방에 세워 EU와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던 메이 총리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보수당은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했다. 닛케이는 영국의 장래를 뒤흔드는 선택을 리스크가 큰 국민 투표에 맡긴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의 결정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영국 경제는 EU 시장에 기대고 있으며 EU 시장에 진출한 외국에도 의존한다. 브렉시트 결정은 영국의 경제 기반을 손수 붕괴시키는 자충수였다.

캐머런 총리의 뒤를 이은 메이 총리는 원래 소극적인 EU 잔류파였다. 그는 영국 총리로서 중심을 잡아야 했으나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이 ‘소프트’와 ‘하드’로 나뉘자 흔들렸다. 메이 총리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정권 토대를 굳히겠다며 지난해 6월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그러나 총선은 과반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헝 의회’로 끝났고 메이 총리의 추진력은 약해졌다.

브렉시트 백서 발표 이후에도 혼란이 계속되자 영국이 EU와의 협상 기한인 2019년 3월까지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브렉시트를 하게 되는 ‘노딜(No Deal)’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메이 정권은 ‘좀비 내각’이라는 야유를 받을 정도로 제 기능을 못한다.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약한 정권이 EU와 막판 협상을 진행하면 상당한 양보를 강요당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내 반발이 두려워 양보를 거부하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해야 한다. 협상 기한을 연기하는 방안은 의회 절차 등 조건이 많아 어렵다.

노딜이 현실화하면 영국은 불확실한 상황에 투자를 꺼리는 외자 유출로 인해 파운드화가 추락하는 등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완만한 파운드 약세는 수출과 관광 산업에 유리하지만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영국에 있는 외국 기업도 EU로의 이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지위도 잃는다. 이미 미국 등 해외 금융기업이 런던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런던과 스코틀랜드 등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 EU에 복귀하자는 ‘브리턴(Breturn)’ 논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브렉시트 철회를 두고 국민투표와 총선을 다시 치르게 되는 것이다. 영국이 역사적인 대실패에 이대로 몸을 맡길지 아니면 벼랑 끝에서 단념할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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