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향후 최선의 길이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라 믿는다”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도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월간 평균 21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긴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를 기록했다. 5월에는 3.8%로 18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임금 상승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파월 의장은 평가했다. 그는 “임금 상승률이 2008년 금융 위기 이전만큼 강하지는 못하다”면서 노동생산성 향상 둔화를 지적했다. 이어 “낮은 임금 상승률은 고용 시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고용이 극대화하고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이상적인 수준이다.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도 2.0%로, 연준 목표치에 부합했다. 연준은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돌아 고민해왔다. 파월 의장은 “최근 수치는 고무적”이라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률이 2% 수준을 유지할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2%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WSJ는 지난달 FOMC를 고려하면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고수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률이 계속 2% 이상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인상 속도를 즉각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불거진 무역전쟁에 대해 파월 의장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는 경제성장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일반적으로 관세를 포함한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은 개방 상태의 국가들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소득과 생산성이 높다”면서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간 국가들은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무역 불확실성을 기업이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도 꼽았다.
파월 의장은 무역 정책이 연준의 경제 전망과 금리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말하기에는 성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광범위한 무역 협상은 선례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결국 관세 장벽을 낮추게 되면 미국 경제에 좋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와 다른 나라들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관계자는 이미 일부 기업이 불확실성 상승으로 신규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WSJ는 연준 위원들이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한 견해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지난 몇 차례 회의에서 통화정책이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에서 느려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현 정책을 “경제가 금융위기와 침체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데 필요했던 추가 부양책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전임자들과 달리 경제학 박사 학위가 없음에도 연준 의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연준이 하는 일을 대중에게 더 분명하게 알리고 의사소통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며 누구에게도 신비스러워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8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