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ISS에 실험 모듈 ‘키보’를 두고 있다. 키보는 일본어로 희망을 뜻한다. 이곳에 머무는 우주인은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9시에 잠들며 하루 6시간 반을 근무한다. 과학실험이 주요 임무이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질병 등과 관련된 실험을 진행한다.
우주에서의 실험 과정은 고정된 카메라가 촬영해 지상으로 전달하지만 직접 찍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야마카와 히로시 JAXA 이사장은 “우주비행사는 임무 시간의 10%를 촬영에 쓴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지구로 귀환한 일본의 우주비행사 카나 이노리시게는 168일간 ISS에 머물며 150시간 45분을 작업했다. 이 중 적어도 15시간을 실험과정을 찍는 데 쓰는 셈이다. 작업의 흐름이 끊긴다는 단점도 있다.
JAXA는 지난해 3월 카메라 로봇을 개발해 우주비행사의 촬영 시간을 줄이고 있다. 촬영에 쓰이는 시간을 ‘제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카메라와 센서, 제어장치 등이 내장된 카메라 로봇이 지상 관제사의 지시에 따라 공중에서 사진과 영상을 찍고 지상에 전송한다.
야마카와 이사장은 “일본은 ISS 운용에 연간 400억 엔(약 4003억 원)을 투입한다”면서 “비용 대비 효과를 거두려면 우주비행사의 잡무 부담을 가볍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JAXA는 2012년부터 민간 기업과 협력해 초소형 위성 발사 사업을 하고 있다. 지상에서 무인수송기를 이용해 ISS로 가로·세로 약 10㎝ 크기의 초소형위성을 보내면 키보에서 우주로 이를 발사하는 ‘버즈 프로젝트’이다. 이를 민간에 개방해 미쓰이물산과 함께 진행한다. 지금까지 JAXA가 발사한 초소형 위성은 28기나 2020년에는 연간 100기로 대폭 증가할 방침이다. 우주인의 업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와카타 고이치 JAXA 이사는 “이전에는 초소형위성 발사 장치를 우주에서 사람이 직접 조작했으나 지금은 작업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발사 장치에 초소형 위성을 설치하는 것은 우주비행사가 작업하지만 밖으로 내보내거나 로봇 팔을 움직이는 것은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작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이후 ISS 운용을 위한 자금을 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확보된 우주 체류 시간은 더욱 귀해졌다. 일본은 2019년과 2020년에 우주비행사를 보낼 예정이다. 1회 체류 기간은 지금까지 188일이 최대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주에서의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주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이 절실하다면서 정말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가늠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