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에서 아동수당을 지역화폐(상품권)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데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실상 '찬성'의견을 시사했다. 아동수당은 기본적으로 지방의 재량이라고 밝히고 다만 아동수당이 복지 원칙에 어긋나면 제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19일 기자단감회에서 “성남시에서 아동수당을 10% 채워서 주고 급여 형태를 상품권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걸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그 사안을 포함해서 시대적 흐름이 지방자치분권”이라며 “아동수당도 지방에서 활용하겠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지방의 재량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박 장관은 “지방정부가 복지정책을 변형시킬 때 원칙이 있다”며 “중앙정부는 지원을 해주되 전국적으로 균형을 맞춰야 하고, 지방정부는 자율을 가지되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중앙정부가 하면 큰 폐해가 올 수 있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선 나는 기본적으로 지방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다만 전국적 균형이 깨지면 안 되므로, 복지의 원칙에 어긋난 걸 하면 제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맞춤형 보육과 관련해서는 재정 부담이 따르더라도 보육교사를 충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 근로시간 한도가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맞춤형 보육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급여를 현 수준대로 유지하되 보육시간만 8시간으로 단축할 것을, 반대 쪽에서는 12시간 보육을 유지할 것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박 장관은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된다”며 “현재 주고 있는 비용이 과연 12시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 수준에 맞게끔 나가고 있는 것이냐,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준으로 (급여를) 준다면 (보육시간을) 8시간으로 줄여야 하는데, 12시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선언돼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법대로 근로시간 52시간과 휴게시간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그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12시간 전면 요구도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은 보육교사를 대폭 늘려서 그분들이 법정 근로시간 내에서만 근무하게끔 근무요건을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근본적이고 예산 요구액이 많아지지만 나는 그런 방향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며 “급여는 맞춤형으로 8시간분을 주면서 (일은) 12시간 다 하라고 하는 모순과 갈등을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