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본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SK텔레콤 T플랜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KT 데이터온 '비디오' '프리미엄', LG유플러스의 무제한 요금제 등 6종이다. 가격은 월 6만9000원에서 10만 원이다.
해당 요금제는 바로 아래 단계 요금제보다 2만 원가량 비싸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25배 이상 많다. 기존 6만5000원대 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해도 4000원만 더 내면 20GB 이상을 더 준다.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커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하면 100GB 중 대부분은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스마트폰(4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9GB였다. 데이터 차단 없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도 월평균 18.9GB로 20GB를 넘지 않는다.
과기부 다량 이용자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월 100GB 이상 쓰는 가입자는 1% 미만으로 파악된다. 100명 중 99명은 100GB를 다 못 쓴다는 의미다.
이통사들은 가족, 지인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버려지는 데이터를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대상이나 횟수가 제한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공유를 위해 기존 요금제를 바꾸거나 매번 데이터를 나눠쓰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가족결합(25∼30%) 할인까지 받게 되면 통신사를 함부로 바꾸기도 어렵다.
혼자서는 다 쓰지도 못할 데이터를 위해 더 비싼 요금을 내면서 각종 할인 조건 때문에 통신사를 바꾸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이통사로서는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동시에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올리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중저가 요금제의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을 위해 소비자가 많이 쓰는 중저가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혜택을 늘리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