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만에 처음으로 1130원선을 밑돌았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해체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한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부과를 언급하면서도 “모든 나라가 협상하러 워싱턴으로 오고 있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간 달러매수에 집중하던 역외세력이 차익실현에 나섰다. 다만 1120원대 초반에서는 결제수요도 꾸준한 모습이었다.
상승세가 1135원선에서 고비를 마시고 있다는 점에서 1120원에서 1130원대 후반이 단기 박스권일 것으로 봤다. 다만 워낙 대외요인에 의해 환율이 출렁이고 있어 방향성을 예단킨 어렵다는 관측이다.
1127.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30.3원과 1124.8원 사이에서 등락했다. 장중 변동폭은 5.5원이었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6.7/1127.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6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상황이 계속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다. 밤사이 NDF가 많이 빠졌다. 북한에서 ICBM 관련 설비를 폐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축소를 반영한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언급을 재차 꺼내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증시가 좋지 않았고 외국인도 주식을 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도 6.8위안 아래로 떨어지면서 무역분쟁에 대한 안도감을 줬다. 역외 달러매수세력들이 일정부분 이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다만 1120원대 초반에서는 연기금과 보험사의 결제수요가 장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135원선에서 두세차례 막히면서 1120원에서 1130원대 후반이 단기 레인지로 보인다. 다만 각국 정상들의 코멘트 등 외부요인에 5~7원씩 출렁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립적 입장에서 바라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2분 현재 달러·엔은 0.09엔(0.08%) 오른 111.19엔을, 유로·달러는 0.0011달러(0.09%) 떨어진 1.1693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6.7886위안과 6.8047위안 사이에서 호가되고 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전일대비 0.0149위안(0.22%) 올린 6.8040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6월28일 6.8053위안 이후 1년1개월만에 최고치(절하)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17포인트(0.31%) 떨어진 2273.03을, 코스닥은 12.68포인트(1.66%) 급락한 748.89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742억22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491억32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