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최근 이사회를 열고 즉시연금 미지급분을 일부 지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해당 금액 규모가 1인당 70만 원 안팎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당초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에 크기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라 집단소송을 포함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지급 금액을 산출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2~3개월 안에 지급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입자 5만5000명에게 370억 원을 지급하게 될 것으로 추산한다. 1인당 70만 원씩 돌아가는 셈이다. 금감원이 권고했던 4300억 원, 1인당 780만 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주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즉시연금을 일부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만기환급금을 위해 쌓는 준비금까지 모두 돌려주라는 금감원 권고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생명은 “법적인 쟁점이 크고 지급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가입설계서상의 최저보증이율 시 예시금액’ 분은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사업비 등을 뗀 순보험료에 최저보증이율을 곱하고 준비금을 빼 가입자별로 제시한 금액(최저보증이율 시 예시금액)보다 실제 지급액이 적은 경우에는 그 차액을 메워주기로 했다. 고객들이 예상치지만 ‘매월 최소 이 정도는 받을 것’으로 믿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은 이 같은 차액에 가입기간을 따진 ‘지연이자’도 지급하기로 했다. 2∼3개월 정도로 예상되는 지급 소요 기간도 여기에 포함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의 집단소송전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삼성생명 이사회 결과 발표가 나온 직후 “생명보험사에 즉시연금을 가입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를 모아 문제점을 분석할 것”이라며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이 타당할 경우 원고단을 결성해 공동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