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에 정부가 2015년과 2016년 여름처럼 주택용 전기요금 한시적 완화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통상자원부도 3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기요금 인하를 시사하는 주문을 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폭염이 오래가면 에어컨을 오래 켜고 살아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전기요금 걱정도 커진다”며 “전기요금에 대해 제한적으로 특별배려를 할 수는 없는지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지시했다.
산업부는 2015년과 2016년 여름 전기요금을 7~9월 한시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2016년 말 누진제를 종전 6단계에서 현행 3단계로 개편하기 전이다.
2015년엔 총 6개 구간의 누진제 중 4구간 요금에 3구간 요금을 적용했다. 당시 3구간(사용량 201∼300㎾h)은 1㎾h당 187.9원, 4구간(301∼400㎾h)은 280.6원이었는데 3개월간은 4구간인 301∼400㎾h를 사용해도 3구간인 187.9원을 적용했다. 이 조치로 647만 가구에 1300억 원의 전기요금을, 4인 도시 가구의 겨우 월평균 8368원(14%)을 절감하는 효과가 났다.
2016년엔 각 구간의 전력 사용량을 50㎾h씩 확대했다. △1구간은 100㎾h에서 150㎾h 이하 △2구간은 101~200㎾h에서 151~250㎾h △3구간은 201~300㎾h에서 251~350㎾h△4구간은 301~400㎾h에서 351~450㎾h△5구간은 401~500㎾h에서 451~550㎾h △6구간은 550㎾h 초과로 구간별 사용량을 늘렸다. 산업부는 이 조치로 2200만 가구에 3개월간 4200억 원을 지원해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부담액의 19.4%를 낮췄고 이는 2015년 시행했던 4구간의 3구간 요금 적용보다 수혜 가구(2200만 가구), 지원금(4200억 원) 모두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아직 지원 여부와 방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성택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관은 “한시적으로 요금을 할인해 달라는 요청도 있는데 검토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진제는 다각도로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다만 “누진제 시행(2016년 12월)이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누진제 개편이 전력수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누진제 개편 정책에 대한 효과를 시기적으로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제도를 바꾸기 힘들다는 취지다.
더불어 이 총리가 ‘제한적인 특별배려’를 지시한 만큼 전기요금 부담이 큰 서민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을 인하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했던 만큼 형평성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한편 산업부는 2016년 12월 총 6단계의 주택용 전기요금을 3단계로 개편했다. 당시 사용요금은 ㎾h당 1단계는 60.7원, 6단계 709.5원으로 11.7배 차이가 났으나 개편으로 1단계 요금은 ㎾h당 93.3원, 3단계는 280.6원으로 3배로 이전보다 차이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