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0개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4.23%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76%)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주요 해외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2.25%), 신흥유럽(-1.21%), 인도(1.29%) 등 신흥국가와 비교해도 상당히 우수한 성적이다. 브라질을 비롯해 칠레, 아르헨티나에 투자하는 중남미펀드도 9.51%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브라질펀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다른 해외 주식형 펀드와 함께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와 대외여건 악화가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현실화에 대한 공포가 한창 이어지던 지난달 10일을 기점으로 브라질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이 오히려 플러스로 돌아섰고, 급기야 두 자릿수대로 올라섰다.
개별 펀드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펀드가 1개월 수익률이 16.21%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펀드가 16.13%로 그 뒤를 이었다. 한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14.88%)과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14.18%)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처럼 브라질 펀드가 수익률 호조를 기록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효과와 하반기 통화 정상화 기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브라질의 6월 대미 철강 수출은 5억4900만 달러로 작년 6월 대비 1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금처럼 무역전쟁이 지속된다면 중국 쪽으로는 대두와 옥수수 등 농산물 수출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달러 지지 발언 이후, 강달러 흐름이 다소 제한되면서 헤알화와 보베스파 지수 등 브라질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연금개혁 추진 등 친시장적인 성향을 보이는 중도우파 알키민 후보의 단일화 합의 소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 이슈가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1위인 룰라 전 대통령의 거취와 어떤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지 등에 따라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나 브라질 금융시장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