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보 사무총장은 6월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북한이 첫발을 내디뎠다는 사실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검증이 신뢰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검증 없는 비핵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폭발이 작았던 것으로 봤을 때 모든 갱도가 없어진 것 같지는 않다”고 관측했다. 이어 “입구는 폭파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갱도가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다”며 “언제든 다른 곳에 입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검증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만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구축하고 정권의 행동을 더욱 믿을 만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의 해체를 증명할 국제 검증단을 허용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며 “끊임없이 원격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심을 풀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에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에 대한 남북한 간의 신뢰 구축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 전체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제르보 사무총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한국과 CTBTO의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CTBTO도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