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 해외 진출만이 살 길…세계 각지에 ‘프랜차이즈 캠퍼스’

입력 2018-08-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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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비지원 감소에 해외 눈돌려…아시아 내 국제학위 수요 증가에 맞춰 글로벌 진출

▲올해 기준 해외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영국 대학교. 주황색은 이미 건설·연계 완료한 대학. 파란색은 유치 중인 대학. 출처 이코노미스트.
▲올해 기준 해외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영국 대학교. 주황색은 이미 건설·연계 완료한 대학. 파란색은 유치 중인 대학. 출처 이코노미스트.
영국 대학들이 세계 각지에 ‘가맹 캠퍼스’를 짓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고 정부가 가정에 지원하던 학비를 줄이면서 해외의 고등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영국 대학들은 해외에 총 39개 캠퍼스를 두고 약 2만6000여 명의 학생을 유치했다. 2000년대 이후 세계, 특히 아시아 경제가 호조를 띠면서 고등 교육과 학위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영국 대학들은 이 수요에 발맞춰 글로벌 캠퍼스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영국 대학들은 해외에 자체 캠퍼스를 세우거나, 현지 대학과 연계해 영국 대학 학위를 딸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영국 대학은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현지 대학 강사진에게 교육 등을 지원한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영국 학위를 따는 학생들은 점점 늘고 있다. 2015~2016년 사이 약 73만 명의 학생이 해외에서 영국 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했다. 영국에 직접 가서 공부하고 있는 해외 유학생들을 포함해 전 세계 영국 대학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 수는 약 1100만 명에 달한다. 영국 대학에 다니는 영국인 학생 수 1900만 명에 육박하는 수다.

노팅엄경영대학원의 방겔리스 실리기리스는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대학들이 글로벌 진출에 몰렸는데, 최근에는 유명 대학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많은 강사진과 학생을 모집해 국제 대학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겠다는 목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수준 높은 교육은 현지 학생들이 매력을 느끼기 충분하다.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훨씬 이득이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의 선웨이대학에서 영국 랭커스터대학의 공동학위를 따는 데 드는 비용은 1년에 5300파운드(약 760만 원) 정도다. 만약 영국에 직접 가서 학위를 딴다면 1년에 9250파운드를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교통비와 생활비는 따로 붙는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지난 5년간 선웨이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는 3배나 불었다. 이 대학의 그레이엄 윌킨슨 총장은 “영국 학위 제공은 매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정부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학생 모집에 실패해 폐쇄하는 캠퍼스들도 있다. 울버햄프턴 대학과 에버리스트위스대학은 지난해 아프리카 모리셔스에 세웠던 캠퍼스를 폐쇄했다. 워웍대학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캠퍼스를 세우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리딩대학교의 직원 샘 웨스턴은 “모집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디다”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라서 그렇다. 계속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어려움 때문에 영국 대학은 대부분 현지 대학에 학생 관리를 맡긴다. 이렇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교육의 질이 영국 본 대학과 비교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국의 고등교육 컨설턴트인 재닛 리바는 “(이러한 고민 탓에) 대학들이 학위 인증서만 받고 교육 수준을 담보 받지 못하는 기존 방식보다 진정한 학사 연계를 맺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퍼스를 짓는 국가들 가운데는 해외 대학 유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도 있다. 2년 전 말레이시아는 세계 랭킹 상위 5% 안에 드는 대학과만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더 이상의 새로운 연계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해외에서 영국 학위를 받은 학생 수는 1%가량 줄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대학 관계자들이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일부 영국 대학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이민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것에 대비해, 다른 대륙에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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