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00억 달러 대중 관세 계획에 관한 확인 질문에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사안에 정통한 6명의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 6일 의견 수렴 절차가 끝나는 대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관세에 대해 기업과 일반 시민의 의견을 받는 중이다. 관세는 의견수렴 절차가 끝난 이후 발효될 수 있다.
관세 대상은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전에는 기계와 반도체 등이 중심이었으나 이번에는 직물과 모자 등 소비재가 대거 포함될 것이라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도록 지시했다.
미국은 지난달 6일 발효한 중국산 제품 340억 달러에 대한 관세와 23일 발효한 16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포함해 지금까지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향후 2000억 달러 규모 관세를 적용한다면 이는 지금까지 발효된 ‘관세 폭탄’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를 발효할 경우 6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발동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이 수입하는 거의 모든 미국산 제품이 관세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관세 발효를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2000억 달러 규모 관세를 한꺼번에 부과하는 게 아니라 일정 규모로 나눠서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00억 달러 규모 관세를 두 차례에 나눠 발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역 갈등이 격렬해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진전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회담도 특별한 성과 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를 탈퇴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WTO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만약 그들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WTO 탈퇴를 언급해왔다.
CNBC는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WTO 탈퇴를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달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WTO 탈퇴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WTO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숨기지 않고 있다”며 “WTO는 활동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터키의 보복 관세를 다루기 위해 WTO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은 WTO의 규정에 따라 자국에 대한 보복 관세는 불법임을 주장하며 5건의 이의 신청을 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무역전쟁 확대 우려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3% 하락한 2만5986.92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0.44% 내린 2901.13을 기록했으며 나스닥지수는 0.26% 떨어진 8088.36에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무역 긴장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금융시장을 더욱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