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투명 음료 제품은 콜라와 커피, 홍차, 맥주 등이다. 특히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복숭아 물’ 등 향 첨가 생수(플레이버 워터)는 지난 5년간 일본에서 판매가 2배 가까이 증가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투명 음료 열풍을 선도하는 산토리홀딩의 오츠 료 개발자는 “망설이지 않고 음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가 개발한 무알코올 투명 맥주는 일본 전역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산토리가 무알코올 투명 맥주 ‘올프리올타임’을 출시한 이유는 사무실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를 내놓기 위한 것이었다. 무알코올 맥주는 2010년 개발됐지만 캔 디자인과 색깔 때문에 맥주를 마시고 있는 느낌을 줘 사무실용으로 판매되지 않았다. 그래서 산토리는 색을 빼고 플라스틱병에 담아 판매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산토리의 맥주를 모두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콘텐츠 회사에서 근무하는 타카이 츠바사는 “그냥 맥주 향이 나는 물”이라며 “일하고 있어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만 상기시켜 줄 뿐”이라고 말했다.
산토리의 경쟁사인 아사히그룹홀딩도 투명 음료 시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거뒀다. 아사히는 올해 5월 투명 라테 에스프레소 물 ‘클리어라테’를 출시했으며 지난달 7일에는 투명 말차도 내놨다. 클리어라테는 출시 3주 만에 960만 병이라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사히는 연간 3600만 병의 판매 목표를 세웠다.
2010년 처음으로 일본 시장에 플레이버 워터를 내놓으며 투명 음료 열풍에 불을 지폈던 코카콜라도 6월 레몬 맛 ‘코카콜라클리어’를 내놓으며 인기 유지에 나섰다. 유네스 칼릴 일본 코카콜라 부사장은 “코카콜라의 검은 색을 내는 캐러멜을 원료에서 빼기 위해 처음부터 개발이 필요했다”며 “1년 이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튀지 않으려는 일본의 문화가 투명 음료 인기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후쿠다 유키 트렌드연구소 연구원은 “사무실에서 업무 중에 주스를 마시면 간식을 먹고 있는 것 같아 주눅이 든다는 의견도 있다”며 “물처럼 투명한 음료를 마시면 눈치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명 음료 열풍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 영국에서는 ‘치아 착색을 막아준다’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투명 커피가 출시됐다. 미국에서도 향이 첨가된 생수가 연간 20억 리터씩 판매되고 있다. 아카리 우츠노미야 유로모니터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명 음료가 현대적이고 건강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