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ㆍ자동화 중소기업, 태국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입력 2018-09-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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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타일랜드 4.0’ 선언... 수요 확대 기대감 높아져

▲나릿 터싸티라싹 태국투자청(BOI) 부청장이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태국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분야 투자증진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더네이션
▲나릿 터싸티라싹 태국투자청(BOI) 부청장이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태국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분야 투자증진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더네이션
“수출은 과제이자 보험이기도 하죠. ‘타일랜드4.0’ 정책의 영향으로 태국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자동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쎄네스테크놀로지의 전경일 상무는 태국 로봇, 자동화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쎄네스를 포함한 13개 중소ㆍ중견 로봇, 자동화 기업이 태국 시장에서 수출길을 모색하고 7일 귀국했다. 한·아세안센터는 태국 투자청(BOI),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과 공동으로 4~6일까지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분야 투자 사절단’을 파견했다. 현지 기업과 1:1 비즈니스 미팅, 산업 시찰 등을 마친 이들 업체는 태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2016년 중장기 경제계획인 타일랜드 4.0을 선언했다. 신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태국 정부는 로봇, 바이오 등을 10대 중점 산업으로 삼고 4차 산업혁명의 거점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로봇 도입 및 공장 자동화 예산으로 2021년까지 2000억 바트(약 6조8000억 원)를 쏟을 방침이다. 태국 현지 매체 더네이션에 따르면 태국은 이미 연간 3000억 달러 규모의 로봇, 자동화 기기를 수입하고 있다.

한국의 관련 기업들은 태국이 타일랜드 4.0에 힘입어 로봇, 자동화에 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재국 오엔씨엔지니어링 대표는 “일본 자동화 업체들은 몇십 년 전부터 태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며 “한국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의 최첨단 기술과 중국의 저비용 이점을 반씩 섞은, 가성비 높은 나라가 한국 기업”이라며 “한국 기업과 매칭하고자 하는 태국 기업의 수요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1 비즈니스 미팅의 성과로 조만간 태국을 다시 방문할 계획이다.

태국이 중국보다 더 유망한 시장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쎄네스테크놀로지의 전 상무는 “4~5년 전에 한국의 중소 로봇 기업이 중국에 가면 대접받았다”며 “그런데 이제 중국 로봇 기업들은 디자인, 성능 면에서 한국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쎄네스는 중국 시장에서는 휴식기를 갖고 차후 진검승부를 위해 체력을 키울 예정이다. 대신 동남아 시장 개척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전 상무는 “다관절 로봇 제작 기술을 태국 기업에 이식해주고, 우리 회사의 감속기를 사용하게 할 계획”이라며 “2~3년을 잡고 태국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계속 참가하면서 기업 이미지를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비비테크의 손정윤 본부장은 “산업용 로봇의 핵심부품인 감속기는 국내에서 2010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며 “태국도 국가 발전 계획에 따라 관련 부품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견·중소 로봇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손 본부장은 “공정을 자동화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 최근 문의가 많아지고, 매출로도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산업의 체질이 바뀌고 있어 로봇, 자동화 산업은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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