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여부가 이르면 다음 달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은행은 내년 초 지주사 출범과 함께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통해 ‘몸집 불리기’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 당국의 지주사 전환 인가가 떨어지면 12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지주사 전환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 지주사 출범이 목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출자 한도가 8조7000억 원으로 지금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의 출자 한도는 자기자본의 20%로 제한적이다. 하지만 금융지주는 자기자본의 130%까지 출자할 수 있다. 그만큼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앞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신한, KB 등과 함께 ‘리딩뱅크’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회사, 증권사 등을 인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보험사 인수도 시간을 갖고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경우 이미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다는 장점이 크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하이투자증권을 두고 DGB금융과 인수경쟁을 벌인 바 있다. 최근에는 교보증권 인수설도 솔솔 나온다.
자산운용사와 신탁사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보다 인수 부담은 낮으면서도 계열사 시너지는 제고할 수 있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사보다는 중소형 자산운용사가 인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자산운용사 등 규모가 작은 부문부터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 인수설도 나온다. 업계에선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인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자산 규모와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동양생명이 최우선적으로 인수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들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작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롯데는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업을 하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을 수 없다. 이후 롯데는 금융 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카드·캐피털·손해보험 등 롯데의 12개 금융 계열사가 언급된다.
김벼리 기자 kimstar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