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과 반도체 경기호조로 우리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내수나 고용, 체감경기가 부진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더 긍정적인 것은 반도체 주력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고도 좋은 성적표라는 점이다.
우선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7.4%에서 7.7%로 상승했다. 이는 한은이 외감기업을 대상으로 통계를 바꾼 2015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는 1000원어치를 팔면 77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9.5%, 비제조업이 5.0%를 기록했고,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7.8%, 중소기업이 7.3%를 보이는 등 고른 분포를 보였다.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할 경우에도 전산업은 5.5%, 제조업은 6.0%로 견조했다.
이는 고성능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고부가가치 품목 수출이 증가하면서 기계·전기전자 부분이 호조를 보인데다 국제유가가 상승에 따른 매출단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두바이유는 3월말 배럴당 66.09달러에서 6월말 75.56달러로 올랐다. 비중은 낮지만 시멘트와 건설자재 등을 포함한 비금속광물 업종도 해외 건설호조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향후 성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매출액증가율도 4.8%를 보이며 전기(3.4%)보다 상승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제조업(3.4%→4.3%)이 올랐고, 비제조업(3.4%→5.5%)도 건설을 중심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82.7%로 전분기 85.4%에서 하락했다. 이는 한은이 분기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 증가에 따라 자본을 늘려나간데다 4월경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부채비율이 떨어지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역시 제조업(67.2%→65.2%), 비제조업(118.8%→114.8%), 대기업(80.3%→77.5%), 중소기업(112.3%→109.1%) 모두 하락했다.
다만 차입금의존도는 전분기 21.9%에서 22.1%로 소폭 상승했다. GS칼텍스(4489억원)와 LG화학(6556억원) 등 석유화학 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때문이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고용이나 소비가 좋지 않지만 수출호조 등에 힘입어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등 전체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