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조세회피 문제와 관련해 정부 합동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적돼온 국내외 ICT기업 역차별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는 글로벌 ICT 기업의 세금 회피 문제 등이 집중 거론됐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구글, 페이스북 등 ICT 기업과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이 심각한 문제"라며 "EU는 세금 부과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과기부도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합동으로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글로벌 ICT 기업에 대한 공동대책을 마련하는 기구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신용카드사를 통해 매출 총액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기재부, 금융위, 공정위와 함께 합동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망 사용료와 관련해 국내기업과의 역차별 문제도 언급됐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질의 자료에서 "글로벌 콘텐츠제공자(CP)가 무상으로 망을 이용하고 망 증설·고도화 비용은 국내 통신사, CP에 전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CP도 수익에 상응해 정당한 대가를 부담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웅래 국회 과방위원장도 "적극적으로 동등 규제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태희 국민대학교 교수는 최근 글로벌 IT 업체인 구글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 시장에서 5조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추정했다.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세금은 내지 않고 있어 '공평과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구글은 국내에서 약 200억 원의 세금만 낸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기준 네이버는 734억 원, 카카오는 약 300억 원을 망 사용료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KT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연간 150억 원 가량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네이버 대비 트래픽이 5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국내 업계는 글로벌 IT 공룡업체들이 국내 이용자들을 볼모로 망사용료 등에서 과도한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에 대한 특혜가 이슈가 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을 공략하자 업계에서는 ‘차별대우’를 문제 삼고 견제에 나선 상태다.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국내 CP간 역차별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통신망제공사업자(ISP)와 망이용 대가와 같은 민감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사업자(PP)가 넷플릭스에 제공하려는 수익배분율은 9:1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국내 PP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유료채널과 VOD 수익 배분율은 통상 5:5 혹은 6: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