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간다] 서울식물원 임시개방 첫날…"세계 12개 도시 식물 한자리에"

입력 2018-10-12 09:33 수정 2018-10-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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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곳곳에 진흙, 아직은 '공사 중'…6개월 시범 운영 뒤, 내년 5월 정식 개원

▲서울식물원 온실은 직경 100m, 아파트 8층 높이(최고 28m), 7555㎡ 규모로 서울식물원 랜드마크다. 일반적인 돔형이 아니라 오목한 그릇 형태를 하고 있으며, 지붕은 유리보다 빛 투과율이 우수한 특수비닐을 사용했다.
▲서울식물원 온실은 직경 100m, 아파트 8층 높이(최고 28m), 7555㎡ 규모로 서울식물원 랜드마크다. 일반적인 돔형이 아니라 오목한 그릇 형태를 하고 있으며, 지붕은 유리보다 빛 투과율이 우수한 특수비닐을 사용했다.

"오~와, 어린왕자 나무다!"

11일 오후 1시, 임시 개방한 서울식물원은 그 규모만큼 볼거리도 다양했다. 여의도공원의 2.2배 크기의 서울식물원은 크게 '열린숲', '호수원', '주제원', '습지원' 4가지 테마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주제원 내 온실은 식물원의 랜드마크였다. 이곳에는 타 식물원에서는 볼 수 없는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이 그대로 전시돼 있었다.

온실에 들어섰을 때 놀랐던 것은 실내 온도였다. 온실은 크게 상파울로·보고타·하노이·자카르타의 식물을 전시해 둔 열대 관과 샌프란시스코·바르셀로나·로마·아테네·이스탄불·타슈켄트·케이프타운·퍼스의 식물을 전시해 둔 지중해 관으로 구분됐다. 이 두 관은 실제 열대 지역과 지중해 지역의 온도를 비슷하게 재연하고 있어서, 재킷이나 외투를 입고 온실에 들어간 방문객들은 겉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제법 더웠다.

서울식물원 온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화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였다. 아이들은 바오밥나무를 보고 어린왕자 나무라며 소리를 질렀고, 천장을 오가는 열기구를 보고는 태워 달라며 엄마를 조르기도 했다. 온실에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걸어 다닐 수 있는 스카이워크가 마련돼 있어, 정글 속을 지나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정원사의 방 등이 마련돼 있어 식물과 관련된 직업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서울식물원 온실에는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이 그대로 전시돼 있으며, 상파울로·보고타·하노이·자카르타의 식물을 전시해 둔 열대관과 샌프란시스코·바르셀로나·로마·아테네·이스탄불·타슈켄트·케이프타운·퍼스의 식물을 전시해 둔 지중해관으로 구분된다.
▲서울식물원 온실에는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이 그대로 전시돼 있으며, 상파울로·보고타·하노이·자카르타의 식물을 전시해 둔 열대관과 샌프란시스코·바르셀로나·로마·아테네·이스탄불·타슈켄트·케이프타운·퍼스의 식물을 전시해 둔 지중해관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임시 개방 첫날 식물원을 찾았던 시민들은 다소 불편을 겪었다. 여기저기 공사 마무리가 안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이날 오전 내내 온실이 있는 주제원에는 '출입금지'가 적힌 안내판 여러 개가 출입구를 막고 있었다. 식물원 관계자에게 묻자 "오후 1시부터 개장합니다"라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분명히 뉴스와 신문에서 오전 9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왔는데, 공지도 없이 오후 1시에 다시 오라고 하네 그려?"

개방 시간에 맞춰 식물원을 찾은 이모(60) 씨는 바람도 부는데 오후 1시까지 어디서 기다리라는 거냐며 불만스러워했다. 이날 오전에는 식물원 내 카페와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문을 열지 않아 방문객들이 기다릴 곳도 마땅치 않았다.

▲서울식물원 호수원은 호주 주변으로 산책길과 관람데크가 조성된 곳으로, 호수 계단에 앉아 식물을 관찰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서울식물원 호수원은 호주 주변으로 산책길과 관람데크가 조성된 곳으로, 호수 계단에 앉아 식물을 관찰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었던 또 다른 곳은 호수원이었다. 이곳은 호주 주변으로 산책길과 관람데크가 조성되어 있어 호수 계단에 앉아 식물을 관찰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주변 산책로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빈번하게 마주칠 수 있었다. 따릉이를 타고 점심시간을 즐기는 근처 직장인부터 마트에서 구매한 물건들을 자전거에 싣고 가는 주부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개장 첫날 호수 산책로를 찾았다.

하지만 아직 길이 완전히 닦이지 않아 산책로 곳곳의 진흙에 시민들의 발이 빠지기도 했다. 바닥을 보니 아직 정비가 덜 된 곳에 몇몇 시민의 발이 빠졌었는지, 패인 발자국 몇 개가 남아 있었다. 한 작업자는 "진흙을 굳게 만들어주는 것을 인도 전체에 깔고 있다"며 "몇 시간 지나면 완전히 굳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 일을 하다가 최근 단기 작업팀으로 투입됐다는 임모 씨(45)는 "지금 서울시 소속 팀들이 많이 와있다"며 "오늘 박원순 시장도 방문한다고 해서 서둘러 조경과 환경미화 작업을 마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잔디마당이 구성된 열린숲에서는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청했고, 참나무와 벚나무가 만들어 낸 그늘에 엎드려서 독서를 하기도 했다. 자연 천이 보존돼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습지원에서는 한강에서 서식하는 새를 관찰할 수 있어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몰렸다.

▲잔디마당이 구성된 열린숲에는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거나 누울 수 있도록 면적 대부분에 잔디가 깔려 있고, 바로 옆 습지원에서는 자연천이 보존돼 습지를 관찰할 수 있다.
▲잔디마당이 구성된 열린숲에는 시민들이 돗자리를 깔거나 누울 수 있도록 면적 대부분에 잔디가 깔려 있고, 바로 옆 습지원에서는 자연천이 보존돼 습지를 관찰할 수 있다.

식물원을 관람하고 나오는 길에는 번개장터가 열려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제 액세서리, 마로 만든 손수건, 문에 거는 발 등 개성 있는 물건들이 전시돼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식물원을 11일부터 임시 개방한 뒤 6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5월 정식 개원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기간 동안 식물원 모든 공간은 무료로 운영될 방침이다. 정식 개원 이후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5000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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