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지난 해 말보다 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1∼10월) 상승률을 보면 2008년(11.8%) 이래 최고였다.
서울 집값을 월별로 보면 7월부터 상승폭이 확대돼 9월엔 전월보다 1.2% 올랐다.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며 주춤했지만 10월에도 상승률이 0.6%에 달했다.
주요 광역시 역시 10월에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달 대구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로 9월(0.4%)보다 올라 2015년 11월 이래 가장 높았다.
대전은 0.6%로 9월(0.2%)에 상승폭이 커지며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고 인천(0%→0.2%)도 10월 상승률이 더 높았으며 광주(0.7%→0.6%)는 비슷했다.
반면 올해 들어 지방 주택가격은 0.8% 내렸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는 2004년(-0.8%) 이래 첫 하락세다.
전국 평균으로는 집값이 올해 들어 1% 올랐는데 지난 해 같은 기간(1.2%)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주력산업 구조조정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울산(-0.7%)과 경남(-0.4%)은 지난달에도 계속 하락했다.
최근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값 급등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당국자들이 '부동산발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했고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도 부동산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0.25%포인트 금리인상 의견을 내면서 "저금리 기조에서 확대된 레버리지가 부동산 부문에 계속 누적되며 수요압력을 견인하는 효과가 점진적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역시 금리인상 의견을 낸 금통위원은 "지난 수년간의 저금리 기조는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와 일부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9·13 부동산 대책 효과를 두고 "일부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은은 "과거 부동산대책 이후 주택가격이 일시 안정을 보이다가 재차 상승하는 현상이 되풀이된 경우가 있어서 정책 효과 지속성에 관한 경제주체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면 불안요인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통위에서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다른 해석도 있다.
한 위원은 "최근 일부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 급등은 지역별, 형태별 주택가격 차별화 과정에서 촉발한 측면이 더욱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가격 급등락에 통화당국이 일일이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