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약 28.6%인 562만 가구로 조사됐다. 2015년에는 27.2%, 2016년에는 27.9%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3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서도 1인 가구는 구매 전에 여러 곳을 비교하거나 PB상품을 자주 구매하는 등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관련 업계의 대응은 가성비 높은 제품 개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먹거리 변화는 냉동식품과 신선식품의 확대가 꼽힌다.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식품과 소용량 포장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유통업계도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주로 대용량 상품을 취급해 왔던 대형마트는 앞다퉈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는 2013년 PB ‘피코크’ 브랜드를 론칭하며 1인 가구 시장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 전용 브랜드인 피코크는 2016년부터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에도 진출해 다양한 유통 채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성장세도 매섭다. 피코크는 출시 첫해 200여 종의 상품을 선보이며 매출 340억 원을 기록했고, 2016년 1000종까지 상품수를 확대해 19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22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슈퍼업계도 신선식품을 소포장하는 등 1인 가구 잡기에 나서고 있다. GS수퍼마켓은 9월 1~2인 가구를 겨냥해 사당태평점을 ‘신선델리 강화’ 매장으로 새 단장했다. 회초밥, 조각과일 등 즉석 먹거리 식품이 많고, 매장 내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말까지 매장을 추가로 개점한다는 방침이다.
행보가 가장 바빠진 곳은 편의점업계다. 편의점은 주로 소단위, 소용량 포장 제품을 판매해 1인 가구 증가에 가장 크게 영향받는 곳이다. 실제 CU(씨유)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2014년 10.2%, 2016년 65.8%에 이어 지난해 168.3%로 급팽창하며 ‘나홀로족’ 증가와 궤를 함께하고 있다.
PB 매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PB시장 규모는 2008년 1600억 원에서 2013년 2조6000억 원으로 5년 만에 무려 16배가량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조5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5%에서 2013년 28%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40%를 넘보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최근에는 ‘혼술’ 등 트렌드에 맞춰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 미니스톱은 이달 초 1인 가구를 겨냥한 안주 상품 ‘미니포차 1인삼겹’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7일 1인용 소포장 술안주 ‘김치전’을 선보였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늘어나는 1인 가구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