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쓸 만한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이더리움 속도 개선에 뛰어들었어요.”
정순형 온더 대표는 19일 “이더리움이 처리 속도가 낮아 제대로 댑(DApp·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돌릴 수 없었다”며 이더리움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온더는 블록체인 중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개선시킨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이 필요한 곳에 컨설팅해주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기술은 ‘플라즈마 EVM(이더리움 가상 머신)’으로 이더리움 메인 네트워크에 파생된 ‘사이드체인(Sidechain)’이라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특히 다른 프로젝트들이 특정 기능과 제한적 환경에만 쓰이는 ‘플라즈마’라면, 온더가 개발 중인 ‘플라즈마 EVM’은 이더리움의 기능에 특화된 보조 기능까지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념 정립을 마친 상태로 세부적 사항을 연구하고 있다.
정 대표는 “‘플라즈마 EVM’의 이론적 타당성 입증엔 성공했다”며 “스마트 컨트랙트(자동이행계약)로 생성된 토큰을 플라즈마를 통해 다른 유저로 전송하는 데모까지 구현했다”고 말했다. ‘플라즈마 EVM’이 실제 동작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는 다만 “체인(플라즈마) 운영자가 장부 조작 같은 악의적 행동을 했을 때 어느 정도의 페널티(벌칙)를 줘야 하는지 최적화한 수치를 찾아가고 있다”며 “차차 해결될 것으로 큰 걸림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정 대표는 이더리움에서 쓸수 있는 블록체인 앱을 개발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초당 14건의 처리 속도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스스로 속도 개선 기술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정 대표는 “블록체인은 데이터 시스템의 관점에선 오히려 퇴보한 시스템”이라며 “비효율적인 점을 알면서도 쓰려고 하는 것은 어느 누구의 검열이 불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은 금융을 비롯해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물류 등 분명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어느 순간 스마트폰을 쓰고 있던 것과 같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블록체인이 생활에 녹아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더는 ‘플라즈마 EVM’을 개발한 후부터는 이를 활용한 탈중앙화 거래소나 게임, 서비스 등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정 대표는 “기술이 완성되면 직접 앱을 만들어서 운영하거나 개발팀을 유치할 것”이라며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면 파생되는 수익모델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