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 종합대책’에는 △대상업종 확대 △보조금과 세제 혜택 △지원체계 간소화 등 다양한 지원책이 담겨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업 유턴 정책이 한국에서는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기업활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계 관계자는 “세제 감면 혜택 등과는 별개로 최근 최저임금 상승, 탄력근로제로 인해 실질적으로 국내 공장으로 유턴 시 인건비 등 부담이 될 것 같다”면서 “보다 명확한 지원기준과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 역시 “전반적으로 기업이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정치적·법적으로 만들어놓은 상황에서 작은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해서 균형이 맞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는 이득보다 위험이 더 크다”라고 하소연했다. 기업을 옥죄는 정책들이 속속 나오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없는 지원책을 제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기업이 존경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분위기와 달리 해외에서는 공장만 건설해도 대접을 해주는 점도 비교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가 유턴기업 지원책을 확대했다고 해서 기업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하진 않으리란 것. 실제 국내 중견 이상 제조업체 상당수는 한국에서 사업할 의향이 없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달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해외 사업장이 있는 중견 이상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유턴을 고려 중인 기업은 2곳(1.3%)에 불과했다. 향후 국내 사정이 개선되거나 현지 사정이 악화할 경우 국내 유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4곳(2.7%)뿐이다. 전체 기업의 96%는 한국으로 돌아갈 의사가 없다고 밝힌 셈이다.
기업이 국내 유턴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해외시장 확대(77.1%) △국내 고임금 부담(16.7%)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4.2%)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한경연 측은 “해외 진출 기업들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대응과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해외 생산거점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