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규<사진>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9일 기자와 만나 예산안 심사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잘못된 예산안을 제출한 정부의 사과가 먼저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2일부터 내년도 예산안을 조정할 예산안조정소위를 가동했지만 여야 대립으로 인한 파행으로 심사가 늦어졌다. 한국당은 4조 원가량의 세수 결손 문제를 제기한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의적인 예산심사 방해’라고 대립했다.
함 의장은 ‘야당의 발목잡기’라는 여당의 공격에 대해 “문제 제기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결정적 하자가 있다면 당연히 따져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먼저 사과한 뒤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해야 할 사안인데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심사가 지연된 책임이 정부·여당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남북경제협력 예산을 놓고 민주당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돈이 얼마나 드는지 먼저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함 의장은 “남북협력기금에 비공개 편성된 것이 5300억 원, 기관사업에 1700억 원이 편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민 혈세를 쓰면서 ‘무조건 통과시켜 달라’고 한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처리하기로 한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해 그는 ‘징벌’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사립유치원 운영의 공정성과 회계 투명성 등 합리적 방안을 찾아 주자는 취지”라며 “유치원장 개인의 사유재산만 강조하려는 것이 아닌데,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조만간 ‘유치원 3법’의 대체 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책위와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조율을 거쳐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고 함 의장은 전했다.
함 의장은 정부가 마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 담합에 대한 조사권을 공정위와 검찰에 이중으로 부여하면 조사와 수사를 받느라 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재벌 개혁이란 명분에만 집착해 기업을 옥죄는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는지와 사익 편취 규제와 지주회사 규제가 상호 충돌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상임위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지금 기업이 다 죽어가고 경제도 다 죽어가고 있다”며 “연내에 처리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