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대 이통사, 5G 설비에 ‘중국산’ 안쓴다

입력 2018-12-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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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도청이나 사이버 공격 방지 차원...미국 압박 영향

▲9월 28일(현지시간) 베이징 PT엑스포에서 화웨이 직원이 5G 기술을 구현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9월 28일(현지시간) 베이징 PT엑스포에서 화웨이 직원이 5G 기술을 구현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소프트뱅크 등 일본 4대 이동통신사가 5G 설비에 중국 통신기기업체 제품을 배제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주요 이동통신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5G 이동통신 설비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대형 통신기기업체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 가을 5G 서비스 진출을 앞둔 라쿠텐도 화웨이와 ZTE 제품을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정부 조달 통신기기에서 중국 통신업체들의 제품을 배제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산 통신 장비를 배제할 것을 주요 동맹국에 요청하고 압력을 넣은 결과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8월 제정된 ‘국방수권법’에 따라 정부 기관이나 정부 거래기업에 화웨이와 ZTE 기기나 서비스 이용을 금지했다. 미국 정부는 양사의 휴대전화나 반도체에 바이러스 등이 깔려있어 중국에 의한 부정 도청이나 사이버 공격에 이용되고 있다고 보고,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도 이용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사이버 보안 대책에 관한 회의를 열고 정부 정보통신기기 조달 때 가격뿐만 아니라 안전보장상 위험성도 고려하도록 하는 지침을 채택했다.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부터 중앙 부처 정보통신기기 조달에서 안전보장상 문제가 지적된 화웨이와 ZTE의 제품을 빼도록 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통신업체 중 유일하게 4G에서 화웨이와 ZTE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5G 기지국에 중국 설비를 사용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거래가 불리해질 가능성을 우려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말까지 5G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2020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기존 4G 기지국에 사용했던 중국산 설비의 교체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도코모도 화웨이와 5G의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을 들어 내년 봄 이후 5G 투자에서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라쿠텐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중국산 통신 장비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라쿠텐은 4G 서비스에 노키아 제품을 결정한 상태다.

정부 조달에 이어 민간 주요 이동통신사까지 중국 제품 도입을 봉쇄하면서 중일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주일 중국대사관은 전날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화웨이와 ZTE 제품을 조달에서 제외하면 양국의 경제협력에 해가 된다며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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