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적합한 CEO를 찾기 위해 '삼고초려'하는 애를 쓰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와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인사 전문업체에 추천을 의뢰하는 타천(他薦) 방식으로 제3차 공모를 마감하고 모두 10명의 후보를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2~3곳의 헤드헌팅업체로부터 추천을 받기는 했으나, 적합한 후보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4월18일 1차 공모 당시 22명의 후보들이 지원했으나 이른바 '쓸만한' 후보를 찾지 못해 지난달 재공모에 들어간 바 있다.
그러나 1차 지원자들의 다수가 2차 공모에도 다시 지원함으로써 재공모가 무색해진 상황을 맞으면서 고육지책으로 외부인사업체에 추천을 의뢰하는 타천방식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1,2차 공모 당시 20여명의 후보들이 지원하긴 했으나, 서류심사 결과 2차 면접 대상자는 겨우 몇명에 불과한 수준이었다"며 "신뢰도 있는 전문업체에 타천방식으로 후보를 공모한 만큼 훌륭한 분들이 많이 추천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적합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그 이유는 현 정부가 '관료 출신 배제'를 불문률처럼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출신만으로 적합한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다.
특히 최근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수출입은행장, 수출보험공사 사장 등 굵직한 금융공기업 사장 공모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진 상황에서 양질의 후보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한 민간 출신 인사들이 공기업 사장직을 예전처럼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도 공기업 사장 공모를 힘들 게 하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최근 공기업 개혁 및 민영화 작업이 강도높게 추진되면서 공기업 사장 자리가 연봉이나 처우에 비해 그리 녹녹한 자리가 아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양질의 민간 인사들은 정부의 간섭없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민간기업을 더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공기업 사장 선임에 있어 관료 출신 인사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요즘처럼 칼바람이 부는 공기업 CEO를 자청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갈아치우는 공기업 사장이라면 소신껏 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사상 유례없이 타천방식까지 감행하며 CEO 삼고초려에 나선 주택금융공사가 얼마나 적합한 후보를 선정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