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비정규직과 시간제근로자(아르바이트생)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이들 근로자 상당수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어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가계 외식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던 터였다. 내년 최저임금은 8350원이지만 주휴수당 등을 포함할 경우 고용주 입장에서 체감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어선다. 프랜차이즈 업계로서는 가격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원성보다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더 두려운 상황이다.
인상이 예상됐던 외식업체들의 메뉴 가격이 2019년을 목전에 둔 연말 현실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미 가격을 올렸고 연내 가격 인상 러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소비자의 외식물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버거류와 커피 메뉴 가격을 동시에 인상한다고 12일 밝혔다. 인상시기는 13일부터다.
롯데리아는 13일부터 버거 11종의 가격을 평균 2.2%, 최저 100원에서 최고 400원까지 올린다. 인상 품목은 △빅불버거(5200→5600원)가 400원 인상으로 가장 많이 오르고 △데리버거(2000→2300원)△불고기버거(3500→3800원)는 각각 300원 인상된다. △클래식치즈버거(4000→4200원) △한우불고기(6700→6900원) 는 각 200원 △T-REX(3500→3600원) △핫크리스피버거(4700→4800원) △모짜렐라(해쉬)(4700→4800원) △모짜렐라(더블)(5500→5600) △모짜렐라(베이컨)(5800→5900원) △AZ버거(6400→6500원)는 각 100원 오른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 11월부터 홈서비스 메뉴 총 69종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한 바 있다.
엔제리너스의 커피류는 평균 2.7% 가격이 높아진다.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는 스몰 사이즈 기준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테는 4600원에서 48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롯데GRS는 이번 가격 인상이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임대료,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가맹점 수익성 악화 우려로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커피전문점 1위 이디야커피도 지난 1일부터 4년 2개월 만에 14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디야는 원두와 우유 가격이 오른 데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 수익 저하로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를 위한 인상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디야는 가맹점 공급가는 동결하며 가격 인상에도 소비자들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지난달 19일 프라이드 메뉴인‘황금올리브’를 비롯해 ‘써프라이드’와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를 각각 1000∼2000원 올려 ‘치킨 1마리 2만원 시대’를 열었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연내 가격 인상을 매듭지은 상태다. 피자헛은 지난달 리치골드와 치즈크러스트 가격을 각각 1000원 올렸고 미스터피자도 9월 불고기피자 등 총 6개 메뉴 가격을 최대 2000원까지 인상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체 대부분이 홀이나 배달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다 보니 다른 업종에 비해 최저임금의 체감 인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메뉴 가격 인상을 통해 점주들의 수익 감소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