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항공촬영 용역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세한항업ㆍ네이버시스템 등 11개 업체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다. 담합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임원 3명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네이버시스템 등 11개 업체에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다. 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추모 씨 등 임원 3명에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비교적 가담 정도가 적은 김모 씨 등 3명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업체별로 △세한항업·중앙항업 각 1억5000만 원 △범아엔지니어링·신한항업·제일항업·한국에스지티 각 1억 원 △아세아항측 8000만 원 △동광지엔티 6000만 원 △네이버시스템·삼부기술·한양지에스티 각 3000만 원이 선고됐다.
이 판사는 “피고 회사들은 장기간에 걸쳐 부당공동행위를 통해 입찰을 반복하면서 공정성을 방해하고,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장려해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공정거래법의 기본 취지를 훼손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찰 방식을 악용해 경제적 손실을 회피하고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며 “안정적인 실적관리와 입찰 중요 요소인 사업실적 만점 가능성을 높이는 등 향후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기회를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실형을 선고한 임원들에 대해 “이사직을 수행하면서 처음 모임을 결성할 때부터 입찰 담합에 관여하고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며 “엄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공정거래법이 부당공동행위를 처벌해 이루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항공촬영 업체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항공 촬영 용역 입찰 총 37건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총 계약금액은 약 360억 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낙찰 여부와 상관없이 지분을 나눠 함께 용역을 수행하기로 합의한 뒤 사다리 타기 방식으로 낙찰 예정사와 들러리사를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리 정한 지분율에 따라 참여업체 간 하도급을 주고받아 정산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