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정유ㆍ화학 계열사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사 아람코에 매각키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사우디 아람코사와 최대 1조800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리IPO는 기업공개(IPO) 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 원으로 산정해 주당가치 3만6000원 수준에 인수할 계획이며, 양사의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됐으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최대 1조8000억 원을 유치하며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게 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에 조달된 금액은 신사업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향후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석유화학, 유전개발, 윤활유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프리 IPO 절차가 완료될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현대오일뱅크 상장 역시 지연될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는 세계 1위 석유회사가 투자했다는 점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에는 현대오일뱅크 최대 주주로 참여하며 국내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 현대오일뱅크의 높은 고도화율(40.6%)과 수익성 등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아람코가 현대중공업그룹과 2015년 11월 전략적 양해각서(MOU) 체결이후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신뢰관계를 쌓아온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아람코와의 다방면 사업 협력은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