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주체별로 선호하는 업종도 달랐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개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업종은 매년 하락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이 사들인 업종은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2014년 이후 5년간 개인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두산중공업 등을 사들였다. 코스피에서 운수업종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종에 주로 투자했다. 그 기간 해당 업종들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운수업종은 -46.66% 하락한 반면, 서비스업종은 2.52% 상승하면서 투자자들 간 희비가 극명히 갈렸다.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들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 개인과 기관 간 겹치는 종목은 거의 없었다. 개인이 5년간 꾸준히 매수한 상위 종목은 LG디스플레이,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건설, 한국항공우주, 대우조선해양 등이다. 기관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 삼성에스디에스, 엔씨소프트, POSCO 등으로 조사됐다. 외국인은 네이버, 카카오, 삼성에스디에스, 삼성바이오로직스, SK에 대한 매수가 많았다.
김근수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초 한 논문을 통해 “14년 간 투자자별 주식거래 형태를 연구한 결과 개인투자자가 매수할 때 외국인은 매도하는 등 서로 정반대의 거래 패턴을 보였다”며 “개인이 매도하는 종목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대부분 높았고 매수하는 포트폴리오는 수익률이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실제 5년간 개인이 투자한 상위 종목들은 손실을 거듭했다. 순매수 상위 20종목 중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은 2014년 팬오션(242%)과 2015년 한미사이언스(749%), 2017년 STX중공업(294%)과 삼성바이오로직스(137%)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반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상선 등 대부분 대규모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했다.
반대로 기관은 2015년 아모레G(-86%)와 현대제철(-37%), 2016년 한미사이언스(-53%), 2018년 만도(-91%)와 현대미포조선(-30%) 등 몇몇 종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수익을 거뒀다. 외국인 역시 2014년 롯데쇼핑(-33%), 2015년 아모레퍼시픽(-82%)과 현대글로비스(-37%), 2017년 현대중공업(-32%), 2018년 네이버(-86%)와 휠라코리아(-36%) 등 소수 종목에서 손해를 봤다. 반면 그 외 종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사실 투자 형태가 펀드, ETF 등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별 단순비교가 어렵다”며 “주식수익률이라는 게 상대적인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증권사와 매니저에 돈을 맡겨 운용할 경우 투자 주체가 개인인지 기관인지 어디에 포함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