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30조 원 쏜다”...뒤늦게 5G 경쟁 뛰어든 일본

입력 2019-04-10 15:24 수정 2019-04-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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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이통사, 내년 봄부터 순차적 서비스…한국·미국에 상용화 뒤졌지만 전국적 확산 1위 야심

▲일본 NTT도코모의 5G 관련 전시회에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기기로 체험해보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NTT도코모의 5G 관련 전시회에서 관람객이 가상현실(VR) 기기로 체험해보고 있다.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이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상용화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라쿠텐모바일 등 일본 4대 이동통신사가 내년부터 5G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하고, 향후 5년간 총 3조 엔(30조762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총무성 전파감리심의회는 이날 이들 이통사 4곳에 5G에 필요한 주파수를 할당했다. 스마트폰용은 물론 사물인터넷(IoT) 통신에 필요한 주파수도 모두 4개사에 할당됐다.

총무성은 인구가 적은 지방을 포함해 일본 전역에서 조기에 5G 서비스가 시작될 수 있도록 전국을 10㎢씩 총 4500구획으로 나눈 뒤 이들 구획의 50% 이상에 5년 내 5G 기지국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총무성에 제출한 계획서에 따르면 도코모는 97%, KDDI는 93.2%, 소프트뱅크는 64%, 라쿠텐모바일은 56.1%의 목표를 각각 제시했다.

총무성은 또 2년 이내 전국 도도부현(都道府縣 , 일본 행정구역) 단위에서 5G 서비스가 시작돼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일본은 과거 지역이 아니라 인구를 기준으로 삼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월 4G 주파수를 할당했을 당시에는 5년 이내에 인구 50%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지국 정비를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통신 대기업들이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자 전국적인 확산에 있어서만큼은 일본이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야심을 보인 것이다. 총무성은 “지방으로의 5G 확산은 일본이 세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5G 보급을 확산하는 것은 실용적인 의미도 크다. 일손부족이 심각한 지방에서는 5G 시대에 새 서비스로 기대되는 자율주행버스나 원격 의료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 생산라인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공장’은 지방 산업 유지의 핵심이다.

4대 이통사는 기지국 등 설비투자를 서두른다. 이번에 할당된 주파수를 사용하기 위한 투자액은 오는 2024년까지 총 1조6000억 엔에 이른다. 여기에 4G 등에 사용된 주파수를 5G로 돌리는 데 필요한 투자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3조 엔에 육박한다.

NTT도코모와 KDDI가 각각 5년간 약 1조 엔을 투입하며 소프트뱅크는 5000억 엔을 투자할 전망이다. 오는 10월 이통 사업에 신규 진출하는 라쿠텐모바일은 2000억~3000억 엔의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일본 이통사들의 5G 설비투자 혜택을 보게 된다. 업체들이 현재 4G 서비스 기지국을 개발한 통신장비업체에 5G 설비도 주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도코모는 NEC와 후지쓰, 핀란드의 노키아가 그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KDDI는 삼성과 스웨덴 에릭슨 장비를 쓸 것으로 보인다.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는 내년 상용화에 앞서 올 여름부터 럭비와 프로야구 경기 관람객들에게 5G 단말기를 대여해 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등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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