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범한 앤트파이낸셜의 건강보험상품 ‘샹후바오(相互保)’가 이날 기준 가입자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인구와 맞먹는 규모다.
샹후바오는 생후 30일 된 갓난아기부터 59세 중년층까지 가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상품이다. 별도의 가입 비용과 선급금이 없다. 보험 가입의 문턱이 낮은 덕에 샹후바오 회원의 3분의 1이 중국 내 빈곤 지역 거주자다. 절반 이상은 이주노동자다.
샹후바오는 가입자가 중병에 걸렸을 때 30만 위안(약 5086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료도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다. 처음 보험계약을 맺을 때 보험료가 정해지는 일반 보험과 달리 가입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보험료가 낮아진다. 또 매월 보험료를 납입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가 병에 걸려 보험금을 받아야 할 상황이 됐을 때 가입자들이 균등하게 보험료를 내 필요한 돈을 마련한다. 플랫폼에 가상화폐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덕에 이같은 모델이 가능했다고 앤트파이낸셜은 설명했다.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수령 모두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에서 진행된다.
앤트파이낸셜은 “샹후바오는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개인 부담금이 줄어드는 모델”이라며 “앤트파이낸셜은 보험 지급 과정을 관리하는 대가로 모든 지급액의 8%를 가져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인구의 20%에 달하는 3억 명을 샹후바오에 가입시켜 인당 최대 0.1위안 수준의 보험료를 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앤트파이낸셜이 이같은 보험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내 알리페이의 상용화 덕분이다. 중국 환구시보에 따르면 1월 기준 전 세계 알리페이 사용자 수는 10억 명을 돌파했다. 중국에만 7억 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스티븐 램 애널리스트는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 사용자 모두에 접근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기존 보험사들이 한 플랫폼을 통해 이 정도 규모의 가입자를 모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