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올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은 73%로 나타났다. 이는 일주일 전의 54.2%와 지난 10일 64%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미중 양국의 관세 폭탄 주고받기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10일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도 13일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5~25%로 인상했다. 미국은 13일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공개하고 관세 인상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바꿀 근거가 없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미중 무역 전쟁 격화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까지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 인상 위협을 가한 뒤 4.6% 하락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연준 위원들은 그러나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긴 아직 이르다’며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준 위원들은 우선 미중 무역전쟁이 긍정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무역은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이 현재의 긴장 상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보스턴 연은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도 “미중이 이달 말께 최종합의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카플란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말아야 한다”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금리는 현재 있어야 할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에 대한 금융 시장의 반응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만큼 오래 지속될지, 또 그에 따라 통화정책을 바꿔야 할지를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로젠그렌 총재는 만약 인상된 관세가 지속된다면 결국 성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실업률이 5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 기업들이 이미 임금 상승 및 가격 인상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인상된 관세는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연준 목표치인 2%를 오랜 기간 밑돌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당장 정책을 바꾸지는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며 “현재 금리 수준으로 인한 인한 비용이 이익보다 크다면 금리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를) 바꾸기 위해선 그것이 타당하다는 상당히 강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FT는 이코노미스트들 또한 “미중 무역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 압력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