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퀄컴도 트럼프 금지령에 동참…‘사면초가’ 화웨이, 반도체 공급망도 막혀

입력 2019-05-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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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G망 구축 연기될 것”…아시아 부품업체 주가 ‘추풍낙엽’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Cebit 박람회에 화웨이 로고가 걸려 있다. 하노버/EPA연합뉴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Cebit 박람회에 화웨이 로고가 걸려 있다. 하노버/EPA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다. 구글이 화웨이에 대해 안드로이드와 플레이스토어 등 핵심 소프트웨어 서비스 차단을 선언한 데 이어 인텔과 퀄컴 등 미국 핵심 반도체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인텔과 퀄컴, 자일링스와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직원들에게 추후 별다른 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대한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알파벳 산하 구글이 화웨이에 대해 하드웨어와 일부 소프트웨어 관련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반도체 업계에서 비슷한 조치가 잇따른 것이다.

트럼프 정부 제재가 완전히 실행에 옮겨지면 전 세계 반도체 업계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퀄컴은 화웨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에 프로세서와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네트워킹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칩을 판매하며 브로드컴은 스위칭 장비에 들어가는 칩을 공급한다. 한 마디로 화웨이는 주요 반도체 공급망이 아예 막혀버린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로젠블라트증권의 라이언 쿤츠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제품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미국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화웨이 금지령이 풀리기 전까지 중국의 5G망 구축이 연기될 것”이라며 “많은 글로벌 부품 공급업체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국 정보통신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는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도록 명시했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그 계열사 70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실상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차단했다.

아시아의 공급망 업체들은 구글과 인텔, 퀄컴 등이 화웨이 제재에 동참했다는 소식에 20일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홍콩증시에서 서니옵티컬테크놀로지그룹 주가는 5% 이상 빠지고 있다. 중국 선전거래소에서 럭스셰어정밀은 장중 최대 9.8% 폭락했다.

화웨이는 최소 3개월간 사업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반도체와 핵심 부품을 비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반도체 등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다만 화웨이 경영진은 미국과 중국의 향후 무역협상에 명운을 걸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화웨이는 자사가 무역협상의 카드로 이용되고 있어 양국이 협상을 타결하면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다시 조달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미·중 무역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중국을 억제하는 것이어서 세계 양대 경제국의 냉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몇 개월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무역 전쟁 이외에도 향후 경제 중추를 형성할 차세대 이동통신 5G에서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동맹국을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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