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중국 제재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에 이어 이번엔 감시통제 산업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영상감시 대기업인 ‘하이크비전’을 상무부 기술수출 제한 목록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크비전을 포함해 최대 5개 중국 기업이 검토되고 있다.
하이크비전은 중국에서 폐쇄회로(CCTV) 업계 최강자다. 하이크비전은 전통적 장비에 인공지능, 언어감시, 유전자 검사 기술을 보태 중국 전역의 사람들을 추적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자사 제품을 홍보해왔다. IHS마르킷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거리, 건물, 공공장소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1억76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은 이렇게 개발된 감시체계를 에콰도르, 짐바브웨,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하이크비전의 안면인식 기술이 간첩행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자국민에 대한 감시 수위를 점점 높여가는 핵심에 하이크비전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미국이 하이크비전을 비롯한 감시 카메라 제조업체들을 위험한 업체로 분류하고 제재를 강하하려는 이유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미국은 또한 이들 기업이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억압에 활용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서북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안면인식 체계, CCTV 카메라를 동원해 무슬림들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 단체들은 이들 기업이 중국의 무슬림 탄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런 이유로 미국 의원들은 2018년 8월 정부에 서한을 보내 상무부가 중국의 무슬림 탄압 기업에 기술수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하이크비전이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업체들은 하이크비전에 부품을 수출할 때 정부 승인을 얻어야 한다. 사실상 거래가 제한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를 두고 하이크비전의 이사회 의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공정하고 정당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 상무부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구글은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후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90일간 일부 완화하면서 구글 역시 화웨이에 오는 8월19일까지 향후 3개월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지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