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펀드의 자금흐름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증시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마저 최근 급격한 조정을 보이면서 기존 펀드가입자 뿐만 아니라 신규가입자의 자금흐름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투자자의 경우 단기 급락한 현재 시장상황을 '위기는 기회'라는 인식으로 적극 저가 매수세에 동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흐름은 해외펀드에서는 자금을 빼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자금을 계속 넣는 모습이다.
23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주식형은 주 평균 4700억원의 저가매수 자금이 6주 연속 유입되고 있는 반면, 해외주식은 3주 연속 순유출세가 이어지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국내외펀드 사이에 왜 이리 엇갈리는 자금 흐름이 보이는 걸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자국 편의성(Home Bias)'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국내 주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바탕에 깔려 있으나, 국내 투자자들에게 '자국 편의성(Home Bias)' 성향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자국 편의성'이란 말은 투자자들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국내주식형의 비율이 해외주식형의 비율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한편, 이런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펀드 선진국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미국 펀드시장에서 국내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인 반면 해외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했고, 한국과 일본의 경우 국내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57%, 해외주식형의 비중은 43%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의 '자국 편의성' 현상은 올해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국내주식형으로의 월평균 유입금액은 1조2000억원을 기록해 해외주식형 월평균 유입액 3300억원보다 3.5배나 많았다.
이는 지난해 국내주식형 월평균 1조4000억원, 해외주식형 월평균 2조4000억원에 비하면 정반대의 현상이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펀드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변동성이 증가하는 시기에 해외주식형의 환매가 증가한 사례로 미루어 판단할 때 주식형펀드 중 해외주식형은 투자자들의 위험선호경향이 증가하는 시기에 같이 증가하고, 위험선호가 감소하는 시기에 같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투자자들은 해외주식형을 국내주식형보다 더 위험한 자산으로 간주해 고수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다.
또한 조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펀드시장에서 보여 지고 있는 해외주식형의 환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