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3년 만에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방침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BA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금리 인하를 논의할 예정이다. 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RBA가 기준금리를 최저치인 1.25%로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RBA는 2016년부터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하고 있다.
RBA가 3년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서는 배경에는 경제 상황 악화가 있다. 호주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성장 둔화를 보이고 있다. 호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4분기 0.2%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연간 GDP 성장률도 2.3%에 그쳤다. 인플레이션은 RBA 목표치인 2~3%를 밑돌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은 8개월 만의 최고치인 5.2%에 달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금리 인하로 실업률을 5% 이하로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일부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RBA가 올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웨스트팩의 빌 에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RBA가 올해 세 번의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호주의 금리인하를 놓고 일부 전문가들은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호주의 경제전문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액세스이코노믹스의 크리스 리처드슨 디렉터는 “인플레이션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임금이 정체하는 등 경제 약화를 보여주는 여러 신호가 있다”면서도 “세금 인하, 대출 심사 완화 등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가 쓸 수 있는 남은 실탄이 3~4개에 불과하다”며 “향후 경기침체 같은 더 심각한 상황이 닥쳤을 때 호주 정부가 사용할 수단을 남겨둬야 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