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 단순 협력 관계에서 투자자로 지위가 격상되는 셈. 나아가 독일 폭스바겐이 최근 오로라와 결별 수순에 나선 만큼 현대ㆍ기아차의 기술 선점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13일 현대ㆍ기아차는 자율주행사업 파트너사인 미국 ‘오로라(Aurora Innovation)’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고 독보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출시,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ㆍ기아차가 전략 투자하는 오로라는 2017년 미국에서 설립,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부문 월등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Chris Urmson)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총괄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 우버의 인식기술 개발 담당 △드류 배그넬(Drew Bagnell) 등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의 선구자들이 모여 창립, 초창기부터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아 왔다.
현대ㆍ기아차와 오로라가 공식적으로 상호 협력 관계를 맺은 건 지난 2018년 1월이다.
당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크리스 엄슨 오로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상호 협력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앞서 오로라와 협력 관계였으나 이제 전략적 투자자로 관계가 격상됐다. 이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은 한층 더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현대ㆍ기아차와 오로라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연구해 왔다.
특히 오로라의 독보적 자율주행시스템인 ‘오로라 드라이버(Aurora Driver)’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과 인지(Perception) 및 판단(Control) 영역에서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오로라를 비롯 글로벌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다양한 업체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한층 강화해 글로벌 자율주행 부문 핵심 플레이어로 위상을 확장한다.
2021년 친환경차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내 ‘레벨 4’ 수준의 로봇택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사용자가 운전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수준의 기술력 확보에 전념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오로라는 미국와 이탈리아에 기반을 둔 FCA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반면 글로벌 빅3 메이커 가운데 하나인 폭스바겐 그룹과는 관계 정리 수순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결국 폭스바겐의 제품전략을 벤치마킹해온 현대ㆍ기아차가 이들을 대신해 오로라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향후 독보적 기술 선점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오로라 등 최고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더욱 안전하고 혁신적인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