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특별사법경찰관리(이하 특사경)의 직무 범위를 '긴급조치(패스트트랙)'로 한정했다. 금융위원회가 반대 입장을 보인 '인지 수사'는 제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키코 사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인 두 금융당국 수장의 갈등이 일단락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감원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에 대한 수정안을 공개했다. 지난달 22일 공고 이후 금융위와 검찰이 일부 항목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사전 예고 안에 대해 "특사경이 자체 인지 수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문구가 들어있다"고 반대했다. 이에 수정안은 특사경의 수사 대상과 절차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 중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은 사건에 관해 수사를 개시·진행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증권선물위원장이 패스트트랙으로 검찰에 이첩한 사건을 말한다.
범죄인지에 관한 규정도 변경됐다. 기존엔 '범죄 의심 사정을 인식하면 단장에 보고해야 한다'고 적시했는데, 수정안에선 '검사의 지휘를 받아 범죄인지보고서를 작성토록 한다'로 바뀌었다.
구속영장에 대한 권한은 약해졌다. 수정안에는 특사경이 검사에게 체포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체포영장, 긴급체포서, 현행범인 체포서 또는 현행범인 인수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아울러 명칭도 사전 예고 안에 '자본시장범죄수사단'으로 표현됐지만, 이번에 '자본시장특사경'으로 수정됐다. 금감원은 수정안에 대해 제정 절차를 거친 뒤 금감원장의 서명을 받아 조만간 이를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금감원은 수사 지원 전산시스템과 디지털포렌식 장비 마련 비용 등을 포함해 약 7억 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으나 금융위는 요청 예산이 다소 많다며 추가 예산보다는 금감원의 예비비 사용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