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관영 일간지 ‘아사르크 알 아삿(Asharq al-Awsat)’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이익을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란과의 충돌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지만 그의 발언은 석유가 풍부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FT는 풀이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으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중동에서 패권 경쟁을 벌여왔다.
그는 “사우디 왕국은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우리 국민과 주권, 핵심 이익에 대한 어떤 위협에도 주저하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며 “이란의 선택에 모든 일이 달렸음은 분명하다. 이란 정권이 정상국가가 돼 공격을 중단하기를 희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근해에서 사우디 선박 2척을 포함해 4척의 유조선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다. 이달 13일에는 일본 기업이 임대한 선박을 포함한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당해 선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지난주 공격은 미국과 이란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란을 방문해 아야툴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하던 중에 일어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교 초보자인 아베 총리가 상처를 동반한 교훈을 얻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유조선 공격 이외에도 이란의 후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달 사우디 석유펌프장에 드론 공격을 한 데 이어 지난주 사우디 공항에 미사일을 발사해 20명 이상이 부상하는 등 사태 진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지만 ‘모든 조치에 군사적 대응도 포함되는지’라는 질문에는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출연해서는 이란이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미국 정보기관은 많은 데이터와 증거를 갖고 있다”며 “국제사회도 그렇게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란이 관여를 부정하는 가운데 영국과 사우디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독일, 프랑스는 결론을 보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중국, 일본에 대해서도 “중동 국가들과 원유 거래가 많다. 중동에서의 항해의 자유를 지키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한중일 3국도 이란의 도발적인 행동이 자국 경제와 국민에게 큰 위험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미국의 대이란 정책에 동의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오일쇼크가 휘발유 가격 상승과 물자 부족 형태로 미국 등 선진국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지만 21세기 새로운 충격이 발생하면 ‘세계의 공장’ 아시아로의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제조업 공급망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서구권 금융시장도 혼란에 빠지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