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신동주...롯데 경영권분쟁 4년여만에 종지부 찍나

입력 2019-06-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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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뉴시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뉴시스)
롯데가 마침내 경영권 분쟁 종식 초읽기에 들어갔다. 26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가 4년여의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끝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하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을 스스로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복귀를 다섯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좌절했다.

이번 주총이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법원에 제기한 한국 롯데 계열사 이사직 해임 부당 청구 소송에서 해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본 대법원은 20일 신 전 부회장이 부당하게 해임됐다며 제기한 6억2000만엔(약 6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일본 법원의 판결은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국과 일본 법원 모두 신 전 부회장의 해임 정당성을 인정한 것을 비롯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제기한 의혹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주주와 임직원들의 불신도 커졌기 때문이다. 지분 싸움 역시 불리하다. 신 전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한국 롯데 주식을 매각하며 지분율이 크게 줄었다. 일본 내 지분도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했지만 추가 지분은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에 신격호 명예회장이 한정 후견인을 두어야 하는 만큼 아버지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한 광윤사의 대주주이자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과거 1.38%에서 최근 4%까지 늘어난 상태다.

신 회장이 구속 수감됐을 당시 반격이 수포로 돌아간 것도 신 전 부회장에게는 뼈아프다. 당시 신 회장 부재 중에 진행된 주총 역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 분쟁은 완전 종식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 신 전 부회장은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달 신 전 부회장이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등으로 기소된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신 전부회장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역력하다. 한일 경영 분리를 요구하는 신 전 부회장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화해’를 선택했다는 것.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형제가 분리해 경영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을 둘러싼 각종 송사도 그의 경영 복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한 때 한 배를 탔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현 나무코프 회장)과 자문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밀어내고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이른바 ‘프로젝트L’이 공개돼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롯데그룹 노동조합 협의회가 24일 민유성 전 행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그룹 위기의 배후로 민 전 행장을 지목하면서 그를 책사로 활용했던 신 전 부회장 역시 임직원들의 불신의 중심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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