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오프라인 강자가 롯데온(ON)과 SSG닷컴으로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등에 업은 쿠팡이 올해 첫 매출 10조 신화에 시동을 거는 등 이커머스 전반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2~3위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2위 수성과 탈환에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최근 최저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100~200원 초저가 상품만 모아 파는 특가샵을 정식 론칭한데 이어 4일에는 중고나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특가 제품 등 전략상품을 교차해서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최저가보상제’를 전체 상품과 채널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식품과 생활·유아동 등 생활필수품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한 지 한달여만에 판매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최저가를 선언한 것이다.
소셜커머스 라이벌인 티몬이 ‘타임 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위메프의 ‘초저가’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타임 마케팅은 티몬이 승부수를 던지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티몬은 매주 월요일 시간별 특가 상품을 판매하는 ‘티몬데이’와 매주 금요일 전 상품을 무료로 배송하는 ‘무료배송데이’, 매월 1일 할인 행사를 펼치는 ‘퍼스트데이’, 매월 24일 리퍼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리퍼데이’ 등을 운영하며 타임커머스의 대표 주자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타임마케팅의 대부격으로 불리는 이진원 대표를 영입한 것도 이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티몬은 현재 ‘분’ 단위 행사도 구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셜커머스 2위에 위메프보다는 티몬이 근접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티몬이 ‘타임커머스’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면 위메프의 초저가 전략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대부분의 업체가 시도하고 있어 차별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초저가는 판매단가가 낮은데다, 수량 확보에도 한계가 있어 매출 증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초저가 상품을 미끼로 다른 상품 구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최근 스마트 소비자가 늘면서 낚시 상품만 구입하는 패턴이 늘고 있는 점도 위메프로서는 부담이다.
사실상 소셜커머스 2위를 결정하는 것은 각 회사가 직매입 사업을 확대하느냐 축소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티몬은 매출로 전년 대비 40% 늘어난 4972억 원을 기록해 소셜커머스 만년 3위에서 2위 자리를 꿰찼다. 위메프는 4295억 원의 매출로 직전 연도에 비해 9.3% 줄며 주춤했다. 쿠팡은 4조4227억 원을 기록했다.
티몬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직매입 구조의 ‘슈퍼마트’ 사업 확대에 있다. 직매입 방식은 실제 판매되는 금액이 매출로 계상돼 수수료 수익이 매출로 잡히는 중개방식에 비해 매출 상승률이 높다. 반대로 위메프는 직매입 매출 비중을 30%까지 낮추고, 중개방식을 직전해보다 40% 가량 늘리면서 매출 성장 대신 재무구조 개선을 택했다. 직매입에 따른 물류 및 배송비 부담을 낮추며 적자폭을 줄이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양사 모두 직매입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티몬은 최근 직매입 서비스인 ‘슈퍼예약배송’을 중단하고, ‘산지직송관’, ‘대용량관’ 등 위탁 판매 운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위메프는 이미 지난해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신선생’을 중단했고, 직매입 서비스인 ‘원더배송’을 축소했다. 대신 중개 방식의 판매수수료 매출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소셜커머스나 오픈마켓 등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각 회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기만의 색깔 입히기에 몰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