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하게 싸워서 당당하게 이긴 경기 후에, 선수들이 감독을 헹가래 치고 동료 선수를 헹가래 치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감격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감격적인 경기를 본 다음에는 며칠이 그냥 덤으로 지나가는 것 같다. 왠지 일에 대한 의욕도 생기고 동료나 이웃에 대한 따뜻한 배려의 마음도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아름다운 스포츠의 헹가래 치는 승리에 열광하는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헹가래’를 외래어로 알고 있다. 그러나 헹가래야말로 순수한 우리말이다. 헹가래는 ‘헹’과 ‘가래’가 결합한 합성어인데 우리말 ‘가래’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목에 낀 가래를 말하기도 하고 떡가래를 말하기도 하는데 ‘헹가래’의 ‘가래’는 “흙을 파헤치거나 떠서 던지는 기구”라는 뜻이다. 농촌에서 농지를 평평하게 할 셈으로 높은 곳의 흙을 낮은 곳으로 퍼 던질 때 사용하는 농기구인데, 흙을 파는 장부(삽날과 같은 모양) 세 개 정도가 한 틀에 묶여 있다. 이 장부에 줄을 연결하여 장부로 흙을 파놓으면 줄을 잡은 사람이 줄을 당겨서 멀리 던진다. 이때에 흙을 파는 사람과 묶은 줄을 이용하여 장부에 담긴 흙을 멀리 퍼 던지는 사람은 서로 긴밀하게 호흡을 맞춰야 한다. 그러므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빈 가래를 들고 이렇게 흙을 멀리 퍼 던지는 시늉을 하면서 호흡을 맞췄는데 이러한 ‘빈 가래질’을 ‘헹가래’라고 했다. ‘헹’은 ‘빈’, ‘휑한’이란 뜻인 것이다. 후에, 동네 씨름에서 이기거나 줄다리기에서 큰 공을 세운 사람을 축하할 때도 그 사람의 활개(사지)를 잡고 흔들어서 높이 치켜 올리곤 했는데 그 동작이 마치 빈 가래질을 뜻하는 ‘헹가래’와 비슷했으므로 그런 축하의 동작도 ‘헹가래’라고 부르게 되었다. 나중에는 모든 경기에 다 원용되어 아예 사람을 공중으로 던져 올리는 동작으로 바뀌게 되었다.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헹가래 칠 일이 많은 활기차고 기분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