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기존 ‘워커힐호텔앤리조트’와 별개의 새로운 브랜드 호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달 초부터 새로운 호텔 사업 진출을 위한 핵심인력을 수혈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SK그룹이 추진하는 호텔사업은 ‘워커힐호텔앤리조트’와는 별도이며 모든 것을 원점에서 사고하는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추진하는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모델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이끄는 ‘워커힐’과 겹치지 않는 틈새 사업이 1순위로 거론된다. 최신원 회장은 고(故) 최종건 회장의 차남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호텔사업과 CS사업(골프장 클럽하우스, 인천공항 환승호텔, 외식업) 및 임대업(파라다이스 카지노) 등으로 구분되며, 골프장과 호텔을 보유한 제주도의 SK핀크스를 자회사(지분율 100%)로 두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워커힐만의 50년 호텔 운영 노하우와 서울 대표적 라이프스타일 호텔 W서울을 통해 선보였던 창의적 DNA를 결합, 고객의 삶에 영감과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독자 브랜드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호텔업계에서는 ‘신라스테이’모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란 브랜드로 건물 전체를 임차해 운영한 뒤 수익을 창출하는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의 새로운 호텔사업 진출 추진을 아시아나 항공 인수 가능성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2004년 문을 연 뒤 특급호텔의 대명사가 된 ‘워커힐’ 브랜드와 새로운 틈새 브랜드로 다양한 여행객 수요를 창출해 항공 및 물류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어서다. SK그룹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는 대부분은 항공 운송한다. 항공업 관련 불확실성을 낮출 좋은 기회인 셈이다. 자금동원력에서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이란 정유사도 강력한 네트워크다. SK그룹에서 정유 관련 사업을 맡는 SK에너지의 2018년 별도기준 매출은 34조 원 규모다. 최근 지주사 체제로 변신한 SK디스커버리는 SK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3400억원 규모 현금을 손에 쥔 상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SK그룹 성장은 인수·합병(M&A)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자본력도 탄탄해 투자 여력도 많다”면서 “그룹이 영위하는 정유, 물류 등 다양한 비즈니스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문호 기자 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