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더욱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었다.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이 서로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평균 20%를 넘으면서 대공황을 불러일으켰던 1930년대와 맞먹는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구축됐다고 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이날 중국 제품에 대한 제재 관세 제4탄을 발동했다. 2018년 여름부터 단계적으로 대상을 넓혀왔던 제재 관세는 이제 가전과 의류 등 소비재로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중국도 같은 날 즉시 보복관세를 발동해 세계 양대 무역대국이 서로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평균 20% 이상을 기록하면서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약 3%에 불과했지만 대립이 격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상승했으며 결국 이날부터는 21.2%에 다다르게 됐다. 과거 극심한 보호무역주의를 보였던 1930년대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약 20%였다. 중국에 대해서 약 90년 만에 엄청난 무역장벽이 부활한 셈이다.
중국도 위기를 고조시킨 것은 마찬가지다. 무역전쟁 이전에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약 8%였으나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제재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그 비율이 이미 20%를 넘은 상태였다. 이날 새로운 관세를 추가하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21.8%로 높아지게 됐다.
보호무역주의가 제2차 세계대전을 불러일으켰다는 반성으로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은 관세를 꾸준히 낮추면서 자유무역을 진행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화가 송두리째 뒤흔들리게 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G2 양국이 서로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관세율(단순 평균)이 20%를 넘는 곳은 중미 바하마(약 32%)와 아프리카 수단(21%) 등 보호무역주의로 자국 산업을 지키려는 개발도상국들밖에 없다. 일본은 평균 관세율이 약 4%, 유럽연합(EU)은 5%에 불과하다.
앞으로 G2의 서로에 대한 관세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은 오는 12월 15일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대중국 의존도가 80% 이상인 555개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를 발동할 예정이다. 중국도 750억 달러어치 대미 보복 관세 대상 품목 중 이날 제외됐던 제품들에 대해 2차로 12월에 관세를 시행할 전망이다.
미국은 또 현재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2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오는 10월 1일부터 그 세율을 30%로 인상한다고 밝힌 상태다.
미중 관세 전쟁은 전 세계 무역량 감소와 경기침체 공포로 이어지고 있다. WTO의 세계교역전망지수는 올해 2분기에 96.3으로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회 연속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