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해외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랜 기간 적자를 내며 수익성에 제동이 걸린 해외 법인은 과감히 청산하고, 경쟁력이 확보된 사업에 대해서는 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최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내비친 ‘부진한 사업 정리’와 ‘신사업 확대’를 투트랙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실천해 옮기고 있는 것이다.
1일 포스코에 따르면, 그룹 측은 지난 2분기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전기도금강판 생산·판매법인인 ‘광동순덕포항강판(POSCO(Guangdong) Coated Steel)’을 중국 ‘강소위간과기유한회사’에 팔았다.
광동순덕포항강판은 포스코(지분율 87.04%)와 포스코차이나(10.04%), 베이찌아오투자관리유한공사(2.92%)가 함께 투자한 합작사로 1997년 4월 설립 당시 국내 최초로 광동에 지분을 투자한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건축자재용 아연도금강판, 전기강판 등을 생산하며 꾸준히 캐파를 늘려왔다. 2012년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우수기술 기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공급과잉 여파로 사업성이 줄면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100억~200억 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수익 악화가 지속됐다.
2016년부터 두자리수의 수익을 내며 다시 흑자 전환에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59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고꾸라졌다. 결국 설립 22년 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이 외에도 2008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 카이마에 설립한 철강재 가공 및 판매법인인 POSCO Gulf SFC LLC 역시 지난 2분기 중 청산을 완료했다.
이 회사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철강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만들어졌지만 결국 지속되는 적자를 버티지 못했다. 2017년, 2018년 연속으로 각각 27억 원, 6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아울러 포스코 계열사 역시 미래가 보이지 않는 해외 법인을 정리했다. 포스코 건설은 2017년부터 7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POSCO E&C 태국 법인을 최근 청산했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이 법인은 프로젝트와 연관된 시공 법인으로 지난해부터는 아예 프로젝트가 없어 실적도 없었다“면서 “전년도 실적 악화뿐 아니라 지난해 일감이 아예 없었던 점도 청산 배경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 회장은 미래가 그려지는 해외 사업에 대해서는 ‘집중 및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룹 내 양극재·음극재 사업을 통합해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하며 2차 전지소재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최 회장은 지난달 중국 저장성에 양극재 공장 준공을 완료하며 2차전지 소재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포스코가 60%,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가 40%의 지분을 각각 투자한 이 공장의 양극재 생산 규모는 연간 5000톤이다. 이번 중국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는 연간 2만t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내년까지는 규모를 4만5000t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광동순덕포항강판이 2012년 10월 법인 분할을 결정한 후 신설된 자동차 강판 생산법인인 ‘광동포항기차판유한공사(POSCO(Guangdong) Automotive Steel)’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방문 시 이곳을 둘러봤다. 중국 자동차강판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법인은 연간 45만 톤 생산 규모로 주 고객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