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보다 하향조정됐다. 때늦은 금리 인하와 추경 통과 지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 등 하반기 국내외 부정적인 요소들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한국 경제 상황은 상반기보다 크게 좋아지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2019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5%(6월 전망)보다 0.4%p 낮은 2.1%로 하향조정했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금리 인하 타이밍 상실, 추경 통과 지연 등의 정책 실기(失期) △ 미·중 무역전쟁 및 일본 경제보복 등의 대외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면서 경기 회복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재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 경기 추세로는 전년 동기대비 경제성장률 기준 상반기 1.9%에서 하반기에 2.3%로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되나, 체감상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의 경제성장률 반등세가 예상에 못 미치는 가운데, 2분기 중 반등하던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 순환변동치가 재침체 되는 모습이다. 2019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1.0%(전년동기대비 2.0%)를 기록했으나, 이는 1분기 침체에 대한 기술적 반등 효과로 보인다.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5월에 잠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6월 이후 재침체 국면으로 진입하였다. 또한, 경기 방향성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 하락세가 멈추었다가 다시 크게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의 기술적 반등이 실제 회복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2분기 중 통화 및 재정의 거시정책이 유연성과 적시성을 가져야 했으나, 때늦은 금리 인하(7월)와 국회 추경 통과의 지연 등으로 경기 회복의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글로벌 수요 부족과 반도체 산업 경기의 위축으로 장기간 수출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와 예기치 못했던 일본의 경제보복 등으로 민간 주체들의 경제 심리가 악화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의 점증과 민간주체들의 심리냉각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경기 진작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재정정책은 경기 진작에 최우선 목표를 두어야 하는 동시에, 정확하고 효율적인 재정집행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은 금리인하의 유효성 문제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인하 여력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경기침체 탈출의 전제조건인 수출 회복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 및 통상마찰 방지에 주력해야 하며, 민간 경제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환경 개선에 정책적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