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4국 조사 특성 감안…대형로펌 태평양 세무대리인 선임
국세청이 최근 이수그룹(회장 김상범) 주력 계열사인 이수화학과 ㈜이수 그리고 이수페타시스 등을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특히,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는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심층(특별)세무조사 일환인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동종업계 및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달 26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 100여명을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이수화학과 ㈜이수 본사, 그리고 대구 달서구에 소재한 이수페타시스에 사전예고 없이 투입했다.
이후 조사요원들은 수 시간에 걸쳐 세무조사에 필요한 세무 및 회계자료 등을 비롯해 각종 자료를 확보, 예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는 내년 초 까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조사과정에서 또 다른 탈세 의혹과 비자금 조성 등 혐의가 포착된 경우 또는 조사국에서 요청하는 자료가 미흡한 경우에는 당초 조사 일정보다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특수관계자 거래와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례로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은 이수엑사켐을 통해 이수그룹을, 그리고 이수그룹은 이수화학을 통해 이수건설을 지배하고 있다.
이 중 이수엑사켐은 김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이고, ㈜이수 지분은 이수엑사켐 73.4% 그리고 김 회장이 26.6%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수화학은 ㈜이수가 35.22%, 김 회장의 부인이자 김우중 회장의 장녀인 김선정씨가 3.8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수엑사켐의 경우 (석유화학·정밀화학) 제품 등을 매입 후 판매하는 단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말 현재 매출 2068억을 기록했다. 같은 해 최다 매입처는 이수화학으로 무려 1151억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오너 개인회사가 주력 자회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는 구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조사 대상업체인 이수페타시스의 지분구조는 ㈜이수 22.8%, 김선정씨 8.3% 그리고 기타주주가 65%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수엑사켐을 소유하고 있는 김 회장과 이수화학, ㈜이수에 대한 거래 관계에 집중적인 세무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비정기 세무조사라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뿐만 아니라 세금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수화학과 ㈜이수,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심층세무조사와 관련, 세무대리인은 국내 대형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