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 걱정을 낳고 있다. 미·중 간 무역분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시장참여자들은 늘어나는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만기에 상환할 현금창출 능력이 충분한지 의심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20년 신용등급 ‘AA’ 기업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22조4000억 원에 달한다.
2020년에도 AA급 회사채 발행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경험적으로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해에는 발행이 크게 확대됐다. 2011년 AA급 회사채 만기 규모는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58.2% 늘었다. 신규 발행은 23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16조1000억 원 규모의 만기가 있었던 2012년에도 25조8000억 원이 발행됐다. 2015년과 2018년에도 전년 대비 증가한 만기 규모와함께 신규 발행이 확대됐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버틸 체력이 있느냐다.
AA등급 기업들의 올해들어 6월까지(최근 4개 분기 합산기준, 이하 LTM) 매출은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6.2%까지 하락하며 2015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실질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을 대변하는 EBITDA 역시 감소 전환했다.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이다. 코스피 기업(컨센서스 확보 가능한 246개 기업)의 올해 매출액 성장률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5.8%로 2014년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차입 부담은 확대됐다.
2018년 156조3000억 원이던 AA급 기업들의 총차입금은 6월 현재 187조1000억 원에 달한다. 차입금 상환에 즉시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지난해 99조2000억 원에서 올해 131조1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레버리지 및 커버리지 지표도 나빠졌다. 6월 현재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가 각각 75.2%, 24.1%까지 상승했다. 순차입금/EBITDA 지표 역시 지난해부터 상승 전환해 올해 1.9배를 기록하고 있다. 증가하는 차입 규모와 이익 감소를 감안하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2배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성재 연구위원은 “이익창출능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차입 부담까지 가중되는 것은 신용도 약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세는 진정됐으나 현상 유지만으로 지금의 신용등급을 이어가기에는 불편하다. 또한 2020 ~2022년 대규모 만기도래를 앞두고 있다. 신용도 유지와 차입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실적 반등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