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률 1위→자기자본이익률(ROE) 1위’
12년 만에 상장 증권사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성장 지표다. 이 회사는 2013년 재창업 당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으나 당해 연도부터 현재까지 7년 연속 흑자 행진과 함께 2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27.4%의 ROE를 기록 중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1월 상장을 계기로 주력 분야인 투자은행(IB)과 채권, 전략육성 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최근 서울 여의도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사옥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기동호 대표이사는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상황이지만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이 시점에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ROE가 업계 최상위권이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어려운 환경이지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상장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2013년 재창업 당시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해 리테일 영업을 대폭 축소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과감히 폐지했다. IB와 채권 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함과 동시에 또한 신재생에너지 금융과 중소벤처기업 금융, 대체투자(AI), 헤지펀드,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적극 도전했다.
기 대표는 “약 160억 원 전후가량의 자기자본 확충 금액을 50%는 IB와 채권에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투입할 것이며, 나머지 50%는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전체 수익에서 IB부문이 약 50%, 채권부문이 약 30%를 차지할 만큼 IB특화 강소 증권사로 꼽힌다. 기 대표는 “모든 IB가 발품을 팔겠지만 우리 회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토털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또 담당별로 나눠진 일반 증권사들과 달리 IB 직원들이 자유롭게 모든 영역에서 딜을 소싱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허용해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일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 대표는 나름의 입지를 굳혀나간 국내를 넘어 해외로 IB 기지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그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올해 이 회사는 베트남 2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NIAD와 베트남 투자사업 협력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기 대표는 “자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현지에서 IB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미래 포텐셜이 크고 안전성도 있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베트남이 1순위이며 인근인 인도네시아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지 법인을 만드는 방법도 있고 현지 금융기관과 M&A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 투자해 온 전략육성 사업 분야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기 대표는 “헤지펀드 인가 최초, 모태펀드 단독 GP 최초,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인가, 중소벤처기업특화증권사 지정 등 회사가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해낸 것이 많다”며 “선행 투자가 올 상반기 정도 마무리됐고 이제는 결실을 얻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리테일 영업과 HTS 사업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재 운용자산(AUM)이 3000억 원 규모인데 2조 원이 되는 게 목표”라며 “2조 원이 되면 위기 속에서도 배가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때는 리테일 영업과 HTS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기 대표는 상장 후 목표에 대해 “발품을 팔아서 좋은 물건을 찾아 구조화하는 제조회사의 개념과 남들이 도전하기 전에 가장 먼저 시장을 개척하고 뛰어드는 벤처 마인드를 동시에 가진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덩치로는 1위가 아니지만 질적으로는 1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